권투인들은 “2008년 1월 최요삼 선수의 사망 이후 2년6개월이 지났지만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한국권투위원회(KBC)의 선수 안전대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슈퍼플라이급(52.160㎏) 한국타이틀 매치를 승인한 KBC의 승인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경기를 주최한 프로모터의 책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회는 프로모터가 수익금 일부를 지역 프로모터에게 받고 진행을 넘긴 ‘하도급’ 대회였다.
게다가 상대 선수는 경기 내내 ‘헤드 버팅(박치기)’을 했지만 심판의 경기운영은 매끄럽지 못했다.
아무리 선수층이 엷은 슈퍼플라이급이라고 하지만 지난 5월 기준으로 랭킹 4위에 올랐다는 점은 의문이다. 2연속 KO패를 당했는데도 체급 조정 후 타이틀 도전 자격이 주어졌다.
유명우 전 KBC 사무총장은 “철저한 검증과 메디컬 체크를 하고 경기를 치러도 사고가 날 개연성이 높은데, 랭킹 조정부터 엉터리인 대회였다”고 비판했다.
허병훈 삼성체육관 관장은 “체급을 올렸는데 어떻게 랭킹이 상승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슈퍼플라이급이 처음이라면 논타이틀 6라운드부터 하는 게 기본인데 KBC가 대회성사를 위한 프로모터의 요청에 따라 인위적으로 랭킹을 올려준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BC는 배기석의 유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하고 이날 홈페이지(www.koreaboxing.co.kr)에 은행 계좌와 안내 전화 등 접수처를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