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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한글을 창제했고 `뿌나`는 `뿌요일`을 창조했다

  • 등록 2011-12-23 오전 7:13:32

    수정 2011-12-23 오전 8:32:07

▲ `뿌리깊은 나무`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3일자 3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영환 기자]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안방에 깊은 뿌리를 내렸다. ‘월화뿌뿌금토일’ ‘뿌요일’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찬사에 가까운 평도 받았다.

시청률 30%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달라진 시청 패턴을 고려한다면 이를 훨씬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다. 다소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어 시청자의 중간 유입이 어려웠단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구본근 SBS 드라마 센터장은 “여성 시청자들을 잡았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뿌리깊은 나무’의 성공을 설명했다. 

‘뿌리깊은 나무’는 탄탄한 대본과 명품 연기, 꼼꼼한 연출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성과를 냈다. 과거를 다룬 사극이지만 급변하는 시청자의 정서를 극속에 우려낸 것 역시 성공 요인이 됐다.  
◇ 이야기의 힘. ‘뿌리깊은 나무’의 ‘뿌리’ 원작 소설 ‘뿌리깊은 나무’는 한글 반포 이전 7일 동안 벌어진 사건에 집중한다. 세종대왕과 그의 빛나는 치적인 한글 창제가 이야기의 뼈대를 이뤘다. 여기에 드라마의 극본을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무수한 잔뿌리를 만들어냈다. 

중심축은 세종(왕권)과 정기준(신권), 강채윤(백성)의 세 세력이 이끌었다. 이들의 갈등은 윗세대인 태종-정도전-석삼과도 연결돼 극을 풍성하게 했다.

한글을 둘러싼 갈등은 왕권과 신권의 대립으로 외연을 넓혔다. ‘글이 곧 권력‘이라는 명제는 내내 되풀이 됐다. 이를 깨닫는 백성(소이, 강채윤)의 이야기도 극 속에 잘 녹아들었다. 

‘뿌리깊은 나무’는 이따금 깜짝 놀랄만한 반전으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원작에는 없던 정도전의 비밀세력 밀본이 드러나는 과정은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밀본의 수장격인 ‘본원’ 정기준이 백정 가리온으로 밝혀지는 장면과 한글의 ‘해례’가 종이가 아닌 궁녀 소이(신세경 분)였다는 설정은 반전의 묘미를 잘 살린 대목이다.  
◇ 실존 인물-실제 사건의 재해석 세종을 보필하는 정인지(혁권 분), 조말생(이재용 분), 최만리(권태원 분), 성삼문(현우 분) 등도 모두 실존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사서의 기록과 닮은 듯 다르게 한글 창제를 둘러싸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세대 가량 앞서 등장한 한가놈(조희봉 분)이 한명회로 밝혀지면서 극을 매끄럽게 연결시켰다.

여기에 강채윤(장혁 분), 무휼(조진웅 분), 정기준(윤제문 분), 소이(신세경 분) 등 가상 인물도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이들 외에도 30여 명이 넘는 인물들이 각자의 사연을 갖고 등장,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역사적 사실(팩트)에 상상력(픽션)을 가미한 ‘팩션 사극’의 장점을 마음껏 이용한 것.

정사인 실록에는 없는 어린 세종과 아버지 태종의 정치적 갈등, 왕권과 신권의 극한 대립,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 살인 등도 ‘글이 곧 권력’이라는 드라마 주제를 끊임없이 변주해냈다.  
◇ 한석규, 윤제문, 장혁, 신세경…절묘한 조화 준비된 ‘구슬 서 말’을 꿴 것은 배우들이었다. 한석규는 16년 만에 드라마 복귀임에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간 영화에서만 활동해왔기에 일부에서는 우려를 샀다. 한석규는 연기력 하나로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청자들은 입을 모아 한석규를 ‘연기대상’ 수상자로 추천했다.  

한석규와 맞선 윤제문, 장혁, 신세경도 저마다 자리에서 빛났다. 윤제문은 한석규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본인의 나이보다 열살 이상 많은 역을 맡은 신세경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장혁도 ‘추노’의 대길이에 이어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무휼 역의 조진웅, 심종수 역의 한상진, 윤평 역의 이수혁, 조말생 역의 이재용 등 명품 조연들도 감초 역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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