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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0일자 36면에 게재됐습니다. |
K팝이 일본 시장에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의 최대 규모 음악 시장이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K팝을 바라보는 시각이 지난해에 비해 열기가 식고 있다는 징후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올해 초 일본에서 열린 대규모 공연의 티켓 판매율도 크게 떨어졌다.
문제는 이같은 분위기가 K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올해 열린 몇몇 K팝 공연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일본에서 앨범을 발매한 몇몇 가수의 경우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성과를 거둬 관계자들을 낙담케했다.
방송사 주도의 해외 K팝 공연이 늘어나면서 ‘K팝 스타들의 매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송사가 일본에서 공연을 할 때 톱클래스 가수들을 대거 동원하다 보니 개별 가수들과 현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어도 단독 콘서트 등에 따른 메리트가 낮아졌다는 답변을 일본 측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한 가수의 공연을 전후해 2개월씩은 같은 지역에서 공연을 하지 않는 게 업계 관례다. 한 가수의 일본 전국 투어 규모 단독 콘서트를 계획할 때 방송사 주도의 공연일정도 감안해야 한다. 콘서트 티켓 판매에도 영향이 미친다. 이로 인해 방송사 주도 공연에 가수를 참여시키는 문제로 한국 기획사가 일본 기획사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장기적인 경기침체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 K팝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여전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성공에 확신이 없다면 투자에 쉽게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 한국 연예인들은 스타가 되면 통제가 어렵고 한국 기획사들도 소속 연예인들이 인기를 끌면 일본 기획사와 협조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가수들의 실력과 스타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기획사와 방송사 모두 일본 내 K팝 시장을 더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