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진퇴양난

  • 등록 2012-04-24 오전 6:00:00

    수정 2012-04-24 오전 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4일자 3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이정필 칼럼니스트] 아이폰 특허 분쟁으로 바람잘 날없는 구글이 또 소송에 휘말렸다. 시작 단계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세상을 흔들만큼 잠재적 파괴력이 엿보인다. 안드로이드 진영을 상대로 애플의 전방위적인 특허 전쟁의 타겟이 구글이다. 뿐만아니라 오라클의 자바 특허를 무단 사용해 ‘의도적인 특허 침해’ 소송까지 물려있다. 오라클의 주장이 인정될 경우 법원은 통상적인 벌금의 3배가 넘는 결정을 내린다.

이런 가운데 구글의 모바일 기술이 아닌 오리지널 핵심 기술에 대한 ‘의도적인 특허 침해’ 소송이 제기됐다. 연매출 100만달러의 피라미같은 나스닥 상장사가 700만배 덩치의 구글 발꿈치를 물고 늘어진 모양새다. 구글의 뭉칫돈을 뜯어내려는 소송 패거리의 작당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만 실리콘밸리 인사이더들은 올 것이 왔다는 판단이다.

애드워드/애드센스라는 검색엔진에 기초한 광고분석 기술은 구글의 시작과 끝이다. 이를 통해 한해 660억달러를 벌고 있다. 매출의 97%나 차지하는 구글의 절대적 수입원이다. 지난 10년을 거치며 확립된 구글 아성의 배경을 이루는 기술력인데, 이게 특허를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말대로라면 구글은 10년동안 신기루를 쌓은 것과 다를 바 없다.

인터넷 업계의 대명사 구글을 물고 늘어진 피라미 업체는 Vringo란 ring-tone 회사이기에 더욱 놀랍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로 NBA 댈러스 마브릭스의 주인인 마크 큐반이다. 벤처투자 회사로 부자 반열에 오른 큐반은 떠벌이 돌출 행각으로 세간의 화제를 뿌리는 인물이다.

큐반이 지난달 Vringo의 대주주가 되자 주식이 요동쳤다. 지난 1월 주가는 1달러에 못미쳤고 거래량은 10만주 정도였지만 4월이 되자 3배가 오른 주가에 하루 2200만주가 거래되고 있다. 애플 주식 거래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갑작스런 Vringo의 수직 상승세는 큐반의 투자금으로 사들인 검색엔진 특허 때문이다.

Vringo는 3주전 벤처회사 Innovate/Protect를 인수했다. I/P는 오래전 검색엔진의 시효였던 라이코스(Lycos)의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 켄 랭이 창업한 1인 회사다.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랭은 1998년 인터넷 클릭 조회 분석기술 특허를 취득하고 이를 라이코스에 4000만달러에 넘겼다.

하지만 라이코스는 구글의 약진에 눌리면서 스페인, 한국, 인디아 투자자 손을 거쳐 거의 코마 상태로만 존재해온 회사다. 2년전 랭은 라이코스로부터 특허기술을 거의 무상으로 넘겨받아 I/P를 설립했고, 이 기술이 Vringo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랭이 취득한 특허중 일부를 사들였던 야후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합의금을 받아냈다. 문제는 왜 그사이 라이코스가 구글을 상대로 소송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라이코스에 최대 매출을 안겨주던 회사가 구글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이후 투자자 손을 거치면서 회사 특허 포트폴리오를 아무도 들춰보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랭은 이를 구석구석 알았고, 구글이 그동안 특허를 의도적으로 무단사용해온 것도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큐반과 함께 의기투합해 특허를 Vringo에 넘겨 구글과 소송을 지휘하게 됐다. 소송의 진흙탕에 무릎을 담근 구글이 향후 어떤 행보를 취할지 실리콘밸리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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