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공공분야 청년취업 직격탄…"임금피크제 병행해야"

정부, 인구정책TF 통해 정년연장 논의 가시화
공공부문과 대기업 중심으로 청년 취업난 심화 가능성
대체관계 크지 않다는 지적도.."임금피크제로 충격완화"
  • 등록 2019-06-20 오전 12:00:00

    수정 2019-06-20 오전 1:53:20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정부가 정년연장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정년연장이 신규채용 감소로 이어지는 ‘세대간 일자리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정년을 연장하다고 해도 청년 채용이 감소폭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청년층이 주로 취업을 희망하는 업종과 정년연장이 필요한 업종이 달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년연장시 공공기관 공무원 취업 어려워져

정부는 현재 범부처로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년연장 문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 인력이 매년 80만명씩 고용시장 밖으로 나오게 된다”며 “정년문제, 연공서열형 임금구조와 고용형태 유연화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구체적으로 인구정책TF는 정년이 지난 고령층을 계속 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중간 결과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조만간 공개될 전망이다.

만일 정부가 정년연장을 본격화한다면 재직자 은퇴시기가 미뤄지는데 따른 청년 취업난 심화 문제는 공공부문에서 먼저 나타날 공산이 크다. 정년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민간과 달리 공공부문은 60세 정년퇴직이 일반화돼 있어서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3년 고령자고용법 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해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통계청의 고령자고용현황에 따르면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의 고령근로자 비율(상시 근로자 중 55세 이상 근로자의 비율)은 2015년 13.7%에서 2016년 19.7%로 6%포인트 올랐다. 같은 시기 전체 고령근로자 비율은 11.5%에서 12.9%로 큰 차이가 없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부문에서는 고령 근로자가 나가야 청년 몫이 생겨나 대체관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 등 정년이 보장되는 일자리는 정년연장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년연장이 공공부문부터 시작된다면 청년 일자리는 줄고 고령층 역시 대기업과 공공부문 등 소수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령-청년 대체관계 뚜렷하지 않아…임금피크제 병행해야”

반면 정년연장이 반드시 청년채용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고령층 고용이 이어지는 업종이나 회사가 청년층이 취업을 희망하는 곳과 일치하지 않아 고령층 정년연장이 청년층 일자리를 뺏는 대체관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13년 ‘정년연장 법안 통과 이후 남은 과제’에서 “청년층은 서비스부문의 전문직, 사무직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중고령층은 제조업 생산직과 건설업, 운수업 등 전통적 업종에 몰려 있다”고 분석했다. 정년이 길어졌을 때 고령층이 남아 있는 직종과 구직 청년층이 취업을 희망하는 직종이 달라 고령층 정년 연장이 청년층 취업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년연장 논의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청년 실업난을 심화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임금피크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정년이 지난 이들을 재고용할 경우 기업이 고임금 부담으로 청년 고용문을 걸어잠글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김동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 봉양과 자식 부양을 병행하며 노후를 전혀 준비하지 못한 그야말로 ‘낀 세대’”라며 “정부는 고령자 재고용 기업에 인센티브를 줄 때 임금피크제를 연동해 기업이 고령자를 고용하면서도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용산아트홀에서 서울 용산구, 중구, 성동구가 합동 개최한 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꺼내놓은 빈 이력서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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