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 “베링거 먼저 러브콜, 내년 롱액팅 적용 결과 나올 것”

  • 등록 2024-10-02 오후 12:07:59

    수정 2024-10-04 오전 6: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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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개최된 제8회 이데일리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에서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가 ‘장기지속제형 개발을 통한 당뇨비만치료의 혁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베링거인겔하임 측이 먼저 러브콜을 했다. 비공개 비딩(Bidding)을 통해 인벤티지랩이 베링거 측의 선택을 받았다. 베링거 물질에 우리 장기지속형(Long acting)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1년 내 나올 것이다.”

29일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베링거인겔하임과 펩타이드 신약에 대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치료제가 블록버스터로 급성장하면서 효능을 늘려주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장기지속형은 기존 1일 1회, 주 1회 주사제형을 1~6개월에 한 번 주사 가능하도록 효능을 늘려주는 기술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업 인벤티지랩 역시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베링거인겔하임과 펩타이드 신약에 인벤티지랩 기술을 적용한 장기지속형 주사제형을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벤티지랩(389470)은 2021년 대웅제약(탈모치료제), 2022년 종근당(185750)(치매치료제), 2024년 유한양행(000100)(비만·당뇨치료제) 등 국내 대형 제약사와 장기지속형 주사제형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이 글로벌 제약사인 만큼 이번 계약은 인벤티지랩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베링거인겔하임은 비공개 비딩을 통해 몇 개 기업 중 인벤티지랩을 선택했다. 우리를 선택한 이유는 베링거 측이 제시한 기준들에 부합했기 때문”이라며 “베링거 측은 여러 장기지속형 기술 중 마이크로플루이딕에 높은 평가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벤티지랩 장기지속형 플랫폼 ‘마이크로플루이딕’은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기반이다. 마이크로스피어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원형 입자(미립구)다.

마이크로플루이딕은 품질 고도화를 통한 약물 방출제어로 주사제를 피하 주사할 경우 투여 부위에서 천천히 분해돼 목표 기간 동안 약물이 방출된다. 약물(API)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약효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플랫폼은 펩타이드 의약품의 효능을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그는 “베링거 측이 내세운 선정 기준은 고품질의 마이크로스피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과 연구용부터 상업용 생산까지 품질 재현성, 높은 봉입률(미립구 내 약물 주입)과 수율 등이었다”며 “인벤티지랩의 마이크로플루이딕은 이런 기준들을 모두 충족했다. 이런 부분들이 약 부작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원하는 기간에 안전하게 약물이 일정하게 방출되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마이크로스피어 플랫폼 기업 중 꾸준하게 임상 2상을 진행해 상업화 단계까지 왔다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현재 장기지속형 치매치료제(IVL3003) 임상 1/2상을 호주에서 진행 중이고, 남성형 탈모치료제(IVL3001)도 호주 임상 1상을 완료하고, 국내 임상 2상을 준비하는 등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다.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을 보유한 지투지바이오는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펩트론(087010)은 해당 기술이 적용된 비만·당뇨치료제 후보 주사제형을 도출한 상태다.

이와 함께 인벤티지랩의 마이크로스피어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스피어 양산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회사는 마이크로스피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GMP 시설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제품 양산 및 생산시설 구축 등을 다른 회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직접 설계·개발·구축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계약에 대비해 투자를 통한 시설 확장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인벤티지랩은 최근 39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할 390억원 중 24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50억원은 GMP 구축 비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벤티지랩은 이번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 신약 후보 물질을 기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후보제형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용 시료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장기지속형 주사제형 개발 후 양사는 임상개발에 대한 공동 대응, 임상용 샘플 제조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공급계약 형태로 계약이 진행된다. 관건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후보 물질에 인벤티지랩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해당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온다면 기술이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벤티지랩 측은 “베링거인겔하임과의 이번 계약은 공동개발로 발표했지만, 큰 틀에서는 기술이전 계약으로 협상 중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신약 후보물질에 인벤티지랩 플랫폼 기술을 탑재하는 연구개발의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며 “해당 연구는 1년 정도면 마무리가 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다음 단계로 계약이 진행될 것이다. 현재 베링거 이외에도 다 알만한 글로벌 제약사가 아예 마이크로플루이딕 플랫폼을 점 찍고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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