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에 위치한 휘슬링 스트레이츠는 3㎞ 구간에 걸쳐 8개 홀이 미시간 호수와 맞닿아 있다. 러프와 벙커가 많은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마치 영국이나 아일랜드의 오래된 링크스 코스를 보는 듯하다. 원래 공군기지가 있던 곳에 흙과 모래 61만㎥를 쏟아부어 골프장을 조성했다. 미국 100대 퍼블릭골프장 중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문이다. 올해와 2015년 PGA챔피언십이 이곳에서 열리고, 2020년에는 미국과 유럽이 맞붙는 라이더컵이 개최된다.
올해 열렸던 메이저대회 중 가장 긴 코스. 가장 긴 홀은 11번홀(파5·618야드)이고, 500야드가 넘는 파4홀이 3개다. 파3홀도 2개는 220야드 이상이다.
2004년 이곳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는 당시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300야드에 이르던 비제이 싱(피지)이 우승했지만 무조건 장타자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곳곳에 도사린 벙커와 모래언덕, 러프는 공을 잡아먹을 태세다. 장타 못지않게 정교함이 요구된다.
벙커가 가장 많은 홀은 8번홀(파4·507야드)로 108개나 된다. 18홀 정규 골프장의 전체 벙커수를 합한 것과 비슷하다. 가장 적은 홀인 12번(파3·143야드)과 14번홀(파4·373야드)은 18개였다. 모든 벙커가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공을 똑바로 치고, 거리를 정확하게 맞춘다면 50개 정도의 벙커만 주의하면 된다.
최경주(40)는 휘슬링 스트레이츠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2004년 대회 때 최경주는 4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한 공을 찾지 못했다. 경기 진행요원이 러프에 떨어졌다고 해 숨바꼭질하듯 러프를 뒤졌지만 공은 없었다. 최경주는 로스트볼을 선언한 뒤 벌타를 받아 다시 티샷을 했고 트리플보기로 홀아웃했다. 다음 조에서 플레이하던 선수들이 최경주의 공을 발견했지만 스코어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만약 최경주가 이 홀에서 파를 지켰더라면 1타 차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 PGA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아시아 남자선수 최초로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양용은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즈와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양용은은 올시즌 17개 PGA 투어에 출전해 우승없이 톱10에 2차례 들었을 뿐이고, 우즈도 최근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18오버파를 쳐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등 나란히 슬럼프를 겪고 있다. 두 선수 모두 PGA챔피언십을 부진 탈출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