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중국은 ‘짝퉁 천국’으로 불리지만 아무 브랜드나 모방하는 게 아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짝퉁이 나오면 세계적인 명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신신상사가 생산·판매하는 토종브랜드 ‘스타(STAR)’ 짝퉁 공이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 워낙 인기가 높다보니 현지 일부 대리점에서 모조품을 섞어 판매하는 것이다. 신신상사 중국법인 대표 조문형 전무는 “중국에서는 스타의 배구공 판매 점유율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수교하기 전인 1991년 칭다오에 생산라인을 모두 이전한 신신상사는 20년 만에 중국 최고의 공 브랜드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만들다가 96년부터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 축구, 배구, 농구공 판매로만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조만간 한국시장의 매출(400억원)도 추월할 기세다.
신신상사가 10년 만에 내놓은 배구공 ‘그랜드 챔피온’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이다. 원단 표면에 딤플을 만들고 볼 안의 가죽을 미세한 실로 감아 정확도와 완벽한 비행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배구공 매출 비중(15%)이 크지 않지만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애국심’ 때문이다. 조 전무는 “한국시장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는 자존심이 있고, 일본제 ‘미카사’와 같은 빠른 배구공을 만들어 달라는 선수들의 주문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배구공뿐 아니다. 농구공은 84년부터 미국프로농구(NBA) 경기 공인구인 ‘스팔딩(SPALDING)’을 OEM으로 생산하고 있다. 농구, 테니스, 핸드볼 등의 공 역시 해당 국제연맹 공인을 받은 제품이다.
조 전무는 “한국시장을 계속 잠식당하면 세계에서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수익과는 무관하게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그랜드 챔피온’은 28일부터 열리는 수원·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