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인명구조, 밤에는 격투기'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의 이중생활

  • 등록 2020-07-30 오전 5:30:00

    수정 2020-07-30 오전 5:30:00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 사진=ROAD FC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왼쪽)이 ARC 2회 대회에서 키르기스스탄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출신의 소야트와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ROAD FC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 사진=ROAD 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기고 지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격투기 팬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소방관 동료분들이 자랑스러워할 경기를 한다면 만족합니다.”

‘ROAD FC’에서 활동 중인 종합격투기 선수 신동국(39·로드짐 원주)은 현역 소방관이다. 낮에는 소방관으로 일하고 밤에는 격투기 선수로 변신한다. 현재 충북소방본부에서 수난구조 업무를 맡고 있다.

출동하는 현장에서 끔찍한 사고를 목격하고 경험할수록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였다.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면증과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뭔가를 해야 했다. 병원에 다녀도 소용없었다. 술에 의존하기도 했다. 뭔가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에 몰두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격투기였다. 마흔을 바라보는 신동국은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격투기에 뛰어들었다.

격투기는 위기에 처했던 그의 인생에 구원자가 됐다. 2016년 3월 격투기를 본격 시작한 뒤 업무가 끝나면 현 근무지인 충청북도 충주에서 체육관이 있는 강원도 원주까지 1시간 넘게 출퇴근했다. 격렬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고 그를 괴롭혔던 정신적 스트레스도 덜어냈다.

신동국은 “격투기를 하면서 생활패턴이 단순해졌다. 3일 기준 주간근무-24시간 당직-비번으로 근무가 돌아가는 데 근무가 끝나면 무조건 체육관으로 가서 운동을 한다”며 “아내와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하지만 이해해주고 응원해줘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취미로 시작한 격투기인데 어느덧 엘리트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금까지 6번 대결을 펼쳐 3승 3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50%지만 지금까지 싸운 상대들이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12월 UFC 선수 출신인 남의철과 싸운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키르기스스탄 국가대표 레슬러 출신 소얏트와 대결했다. 두 경기 모두 치열한 접전 끝에 아깝게 판정패했다.

신동국은 “나는 상대 선수와 화끈하게 치고받는 경기를 하고 싶은데 레슬러와 경기가 잡히니 자꾸 서로 엉겨 붙어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나온다”며 “경기를 하고도 찜찜한 마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신동국은 경기에 나설 때마다 5만7000여명의 동료 소방관을 생각한다. 그들이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고 믿는다. 본인도 소방관들을 위해 싸운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경기에 나설 때마다 본인의 방화복을 입고 소방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신동국은 “현장에서 스트레스 받는 동료들이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재밌는 이벤트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경기를 통해 우리 소방관들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기부활동도 하고 있다”며 “소방관만 한다면 평생 기부를 못했을 텐데 이런 운동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동국은 앞으로도 격투기 선수로서, 소방관으로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챔피언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오버인 거 같다”며 “앞으로 승리도 승리지만 격투기 팬들이 재미를 느끼고 기억할 만한 한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방관으로서도 계속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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