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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미나리', 韓 넘어 세계가 반한 천의 얼굴 윤여정

2010년 '하녀'→2021년 '미나리'로 국내외 시상식 주목
"넓은 스펙트럼, 어느 역할이든 소화 가능"
"'아카데미 시상식', 시의적절한 수상"
  • 등록 2021-04-27 오전 6:00:00

    수정 2021-04-27 오전 9:09:05

윤여정(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세계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이끌어냈다. 아카데미 수상 전까지 미국 각지 비평가협회상 41개의 트로피를 휩쓸었고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아카데미 수상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 자신 만의 색깔이 있지만 결코 뻔하거나 전형적이지 않는 윤여정의 유니크함을 세계가 알아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보통 어떤 배우가 어떤 역할을 맡으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는데 윤여정은 그런 것이 없다. 그 만큼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며 “한국에서는 노년기에 접어들면 작품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데 윤여정은 아카데미 수상으로 배우로서 또 다른 전성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정의 영화 인생은 첫걸음부터 특별했다. 1971년 ‘화녀’로 영화계에 데뷔한 후 단숨에 주목받는 배우로 올라섰다. ‘화녀’에서 윤여정은 파격적인 연기로 명자의 광기와 집착을 강렬하게 표현해 제8회 청룡영화상, 제10회 대종상 영화제 등 국내 수상은 물론 제4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윤여정은 전형성을 깨는 배우로 존재감을 쌓았다. 결혼 및 이혼으로 연기에 공백기를 가졌지만 활동 재개 후 다양한 장르, 색깔의 연기를 펼쳐냈다.

2010년 다시 한번 윤여정의 시대가 왔다. 영화 ‘하녀’를 통해 예순 둘의 나이로 영화제를 휩쓸었다. 윤여정의 새로운 얼굴이 또 한번 대중에게 신선하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늙은 하녀 병식으로 출연해 중립적인 태도로 ‘하녀’를 바라본 윤여정은 때로는 권력층에 순종하는 모습, 때로는 후배 하녀 은이(전도연 분)를 걱정하는 모습 등 알 수 없는 태도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극 후반엔 “이렇게들 살고 싶니?”라고 일침을 가하며 영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관객은 윤여정의 섬세한 심리 연기를 따라 극에 몰입했다. 이 영화로 윤여정은 국내 영화제는 물론 제12회 시네마닐라국제영화제, 제5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까지 수상하며 11관왕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영화 ‘죽여주는 여자’로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즈(APSA)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윤여정의 세 출연작 ‘바람난 가족’, ‘하녀’, ‘돈의 맛’을 예로 들며 “세 작품 속 캐릭터는 나이가 들었지만 욕망에 솔직한 여자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중년 여배우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윤여정은 과감히 도전했다”며 “이런 한계 없는 도전들이 지금 ‘미나리’로 윤여정이 휩쓴 수상기록에 중요한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도 전형성을 깼다. 마냥 희생적이고 자애로운 할머니가 아닌 극중 대사처럼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로 윤여정 표 순자를 완성했고 미국과 영국까지 사로잡았다.

윤필립 평론가는 “미국 사회 자체가 더 이상 백인, 영어만 사용하는 사람들만이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그 시점에 ‘미나리’가 탄생한 것이 시의적절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 파더’의 안소니 홉스킨처럼 안정적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줘야하는건 관록있는 배우가 아니면 못 한다”며 “윤여정이 ‘미나리’에서 보여준 연기도 시의적절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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