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얼어붙자 IPO 시장도 '싸늘'…상장 연기에 철회까지

대명에너지, 현대엔지 이어 올해 두번째 '상장철회'
구주매출 우려·유동성 가뭄 속 수요예측 흥행 실패
바이오주, 거래소에 냈던 상장심사 청구 줄줄이 철회
  • 등록 2022-03-02 오전 12:05:11

    수정 2022-03-02 오전 12:05:1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가 얼어붙자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다. 일부 기업은 예정했던 상장을 미루거나 아예 철회하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달 중 코스닥에 상장하려 했던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업체 대명에너지는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 철회 결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명에너지는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여 대표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주관회사 삼성증권의 동의를 받고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내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던 기업이 IPO 시장에서 철회하는 것은 1월 현대엔지니어링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건설업종 대장주까지 노리며 상장에 적극적이었던 현대엔지니어링도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IPO 중단을 밝힌 바 있다.

당초 대명에너지는 상장을 통해 1125억~1305억원을 조달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 23~24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 공모가 밴드(2만5000~2만9000원)는 커녕, 하단보다도 낮은 가격을 제시한 기관이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 과정에서 38.4%에 달하던 구주매출에 대한 우려가 컸던데다 회사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가 시장의 눈높이보다 지나치게 높았다는 게 증권가의 평이었다.

하지만 대명에너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상장 예정 기업 7곳 중 4곳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경쟁률을 내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하단 혹은 하단보다 더 밑에서 결정됐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특히 유동성의 힘이 중요한 IPO 시장에서는 지갑을 닫는 분위기가 역력해진 탓이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격적으로 IPO를 추진해온 바이오업계는 타격이 더 크다. 코로나19로 우후죽순으로 상장하던 바이오주는 지난해 말부터 ‘옥석 가리기’ 시즌에 돌입하고 있다. 결국 1월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상장한 애드바이오텍(179530)과 지난달 상장한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 등 올해 상장한 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처지다. 또 오스템임플란트(048260)신라젠(215600)의 횡령·배임이슈로 투자심리는 싸늘해졌고 거래소의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상장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올 1~2월 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청구했던 한국의약연구소와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와 퓨처메디신 등은 청구를 철회했다.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샤페론을 제외하면 추가적인 청구 기업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태다.

올해 ‘대어급’으로 기대되던 주자들도 주변을 살피고 있다. 게다가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쪼개기 상장과 관련 이를 규제하고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부 대선주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이나 신주인수권 부여 공약도 내건 상태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을 계획하던 카카오는 자회사 상장이 쪼개기 상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조 단위 상장이 기대되던 교보생명도 최근 재무적 투자자(FI)와의 법적 분쟁에서 패소하며 향후 예정됐던 IPO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국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IPO 시장이 지난해보다는 부진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IPO 시장의 공모금액은 2020년보다 333.9% 증가한 19조7084억원을 기록했다. 상장한 기업도 2020년 70개보다 19곳 많은 89개에 달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 예정 기업들이 올해 모두 상장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공모주 투자 등에 참여할 때, 보수적인 접근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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