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이혜천이 없어지길 바란 적도 있었다"

  • 등록 2007-07-31 오전 11:06:11

    수정 2007-07-31 오전 11:08:30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KIA 장성호(30)와 '달인에게 묻는다'를 진행하던 중 문득 궁금한 것 하나가 떠올랐다. 매년 빠짐없이 3할 타율을 기록했던 그에게 가장 까다로웠던 투수는 누구일까.

장성호는 질문이 떨어지자 마자 큰 소리로 답했다. "이혜천이요."

"왜"라고 묻자 더욱 과격한 소리가 쏟아졌다. "그냥 다 싫다. 걔 나오면 치고 싶지도 않고 칠 생각도 안든다.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결국 '두려움' 때문이었다. 장성호는 "이혜천은 빠른 공을 갖고 있지만 제구력이 좋은 투수는 아니다. 언제 몸쪽으로 잘못 제구된 공이 들어올 지 알 수 없다. 좌타자가 좌투수 공을 잘 치려면 안쪽으로 들어가며 쳐야 하는데 이혜천을 상대로는 그럴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좌타자가 좌투수를 상대할때는 결국 슬라이더를 포함한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궤적을 어떻게 대처하는지에서 성패가 갈린다. 그러나 이혜천의 경우 제구력이 좋지 않음에도 과감하게 몸쪽 승부가 들어오기 때문에 맘편히 바깥쪽을 노려치러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2001년 당시만해도 최고 광속구 투수로 손꼽혔던 신윤호가 약점이던 제구력을 잡는 대신 슬라이더 하나만 추가하고도 그해 다승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치다.

'두려움'은 그 크기를 재어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탓에 많이 언급되지 않지만 타자와 투수의 싸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달인에게 묻는다' 1편 주인공이었던 삼성 양준혁도 "가장 치기 어려운 구종은 직구"라고 밝히며 "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정말 빠르고 힘있는 직구가 몸쪽으로 오면 두려움도 갖게 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장성호는 지난해 이혜천을 상대로 12타수1안타,타율 8푼3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흥미로운 것은 몸에 맞는 볼이 단 한개도 없었다는 점. 맞지는 않았지만 언제든 맞을 수 있다는 '공포'가 좋은 타격을 방해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양준혁은 이혜천에게 지난해 단 한개의 안타(8타수 무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역시 몸에 맞는 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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