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라면담합, 삼양식품 왜 자진신고했나?

하얀국물라면 선전 "지금이 기회" 판단
농심에 타격+소비자 신뢰 확보 `일석이조`
  • 등록 2012-03-24 오전 8:30:00

    수정 2012-03-24 오전 8:34:14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라면값 담합을 적발한 배경에 삼양식품(003230)의 자진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양의 노림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라면시장 재탈환을 위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나가사끼짬뽕이 출시된 후 농심(004370)의 하락세와 삼양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8월과 올 1월의 라면시장 점유율을 비교해 보면 농심은 67.2%에서 61.2%로 5%포인트 하락한 반면, 삼양은 11.5%에서 15.9%로 4.4%포인트 상승했다. 과거 10년 이상 이어진 농심의 70% 벽이 허물어진 것.

게다가 하얀국물라면을 주도했던 팔도 꼬꼬면이 추락한 것과 달리 나가사끼짬뽕이 건재하고 후속 돈라면까지 의욕적으로 출시하면서 삼양식품은 올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삼양이 밝힌 올해 예상 매출은 지난해 2948억원에 비해 52.6% 늘어난 4500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라면시장에서 안정적으로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게 되고 농심은 50%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 농심에 타격을 주기 위해 라면값 담합을 자진신고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각 업체마다 부과된 과징금 규모를 보면 농심은 1077억6500만원으로, 삼양식품 116억1400만원, 오뚜기 97억5900만원, 한국야쿠르트 62억7600만원에 비해 9~17배까지 많다.

이 금액이 확정되면 농심은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 1101억원을 고스란히 과징금으로 내야 할 만큼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삼양식품은 리니언시 적용을 받아 과징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농심은 공정위를 상대로 한 장기적인 소송전에 대한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농심은 이번 담합 결정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아울러 삼양식품 입장에서는 추후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깨고 건전한 가격 질서를 만들기 위해 자진신고를 한 것`이라고 발표하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측면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1989년 우지파동으로 농심에게 라면 시장을 내주면서 고초를 겪었던 삼양식품이 그 경험을 살려 농심에게 반격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은 8년간 법정 공방을 벌여 무죄판정을 받았으나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지금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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