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블로그]노경은 호투에 가려진 삼성의 그림자

  • 등록 2012-06-22 오전 8:29:21

    수정 2012-06-22 오전 8:29:21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삼성은 17일 잠실 두산전서 2-8로 완패했다. 두산 선발 노경은에게 7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당하며 2점을 뽑는데 그친 것이 가장 큰 패인. 이날 패배로 삼성은 두산과 상대 전적에서 3승8패의 절대 열세를 기록하게 됐다.

두산과 삼성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한판이었다. 노경은은 이날로 선발 전향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임태훈 이탈로 구멍이 생긴 선발진에 든든한 구원군이 생긴 셈이다. 니퍼트, 이용찬과 함께 보다 강력한 선발진 구축이 가능해졌다.

반면 삼성은 순위 싸움에서 또 하나의 짐을 지게 됐다. 두산 공략이라는 숙제 해결에 이번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17일 경기 패배는 매우 아프고 골치아픈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사진=두산 베어스

삼성은 두산전 8패 중 무려 6패를 니퍼트와 이용찬에게 당했다. 각각 3승씩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쯤되면 완전한 삼성 천적이라해도 무방하다.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약점을 두산에, 그것도 특정 투수들에게 노출하고 만 셈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팀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약점이 많이 노출됨을 의미한다. 실력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까지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중 타겟이 돼 시달릴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5일 두산전서 패한 뒤 "니퍼트, 이용찬에게만 당하고 있다. 일단은 이번 시리즈 중 나머지 두 경기를 잡아 분위기 반전부터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16일 경기서는 두산 선발 김선우를 두들겨 8-6으로 이겼다. 그러나 다음날 바로 노경은에게 당한 것이다. 특히 노경은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에 번번히 헛방망이를 돌리고 말았다.

문제는 아직 두산과 대결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중반 이후 레이스에선 순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두산을 상대로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현재 6위로 내려앉아 있는 순위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삼성은 두산과 잔여 경기가 7,8월에 집중돼 있다. 삼성은 그동안 여름 승부에서 늘 강세를 보여왔다. 올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 또한 더욱 간절해졌다. 그러나 여름 승부의 고비처마다 두산을 만나게 된다. 지금 페이스라면 결코 반가운 승부가 아니다.

특히 특정 투수들에게 약했던 것이 걱정거리다. 두산이 선발 로테이션 조절을 통해 삼성전에 이들을 집중 투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니퍼트와 이용찬 만으로도 버거웠는데 이제 여기에 노경은까지 두려운 상대로 추가됐다. 노경은을 상대로 이승엽과 박석민 정도만 제 몫을 해냈을 뿐 다른 타자들은 힘을 보태지 못했다.

이용찬의 포크볼과 노경은의 슬라이더, 포크는 모두 종으로 떨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 타자들이 이에 대한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면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진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삼성은 앞으로 한달 넘게 두산과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시즌 중이기는 하지만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진 셈이다. 과연 삼성이 이 기간동안 두산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철저한 원인 분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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