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겸손 "내가 잘한 것은 체력관리 뿐"

  • 등록 2012-07-01 오후 12:10:27

    수정 2012-07-01 오후 12:10:27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7월 02일자 34면에 게재됐습니다.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경기. 경기종료 후 개인최다 227경기 세이브 타이 기록을 작성한 오승환(오른쪽)이 포수 진갑용과 마운드 위에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박은별 기자] “내가 잘한 것은 체력관리 뿐이다.”

최근 유행하는 노래에 “겸손은 힘들다”는 가사가 있다. 그러나 ‘기록의 사나이’ 오승환(삼성)은 예외인 듯하다. 이제 그가 세우는 세이브마다 통산 최다세이브 신기록이 되지만 그는 애써 자신을 낮춘다. 자신이 세운 기록은 오롯이 자신의 힘 덕분만이 아니었다고.

오승환은 자타공인 최고의 마무리다. 1일 현재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는 김용수 중앙대 감독의 227세이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제부터 걷는 모든 길은 그가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말한다. “김용수 선배님과 기록 자체를 비교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한 게 없다”고. “김용수 선배님이 나 보다 어려운 세이브를 많이 했다”는 것이 이유다.

오승환과 김 감독은 같은 마무리였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는 시기는 크게 달랐다. 오승환은 투수 분업화의 덕을 봤다.2005년 삼성 입단 이후 불펜을 거쳐 그해부터 계속 마무리를 맡아왔기에 1이닝, 길어봐야 2이닝만을 책임지면 됐다. 벌써 그 일만 8년째다.

반면 김 감독은 오승환만큼 관리를 받지는 못했다. ‘투수 분업화’라는 개념이 모호했던 시기였다. 때문에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기도 하고, 마무리로 올라간다 해도 2~3이닝은 기본이었다.

오승환은 “나와 김용수 선배님을 성적을 놓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선배님은 어려운 세이브를 많이 했다. 선발 등판해 7,8이닝 던진 뒤 사흘 쉬고 세이브를 하는 모습도 봤다. 그래서 수치상 성적만 놓고 김용수 감독님과 비교하는 건 굉장히 예민하다”고 했다.

이어 오승환의 겸손 2편. 지금까지 세운 세이브도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사실 오승환은 타고난 마무리 투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어깨가 남들보다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포수 진갑용의 얘기대로 ‘강심장’ 이기도 하다. 잊어야 하는 경기와 잊지 말고 곱씹어야하는 경기도 명확히 구분해 놓고 마음을 다잡는다. 점수차에 신경쓰기보다는 무조건 한 타자만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도 오승환의 마무리 노하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런 능력보다도 더 중요했던 것이 동료들의 힘이었다고 했다.“그냥 마무리 투수로 몸이 빨리 풀린다는 것 밖에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스스로 연투해도 자신감은 있고 체력적 부담도 없다. 그 뿐이다. 그보다는 불펜 선발할 것 없이 다 나를 도와준 것이 컸다. 지금까지 많은 세이브를 하면서 도움을 안받은 투수들이 없다. 삼성이라는 팀에 있어 이렇게 세이브 많이 할 수 있었다. 불펜 투수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지난 해에도 줄곧 불펜 투수들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처음 프로에 데뷔하는 선수들 중에서도 자기 목표가 ‘10승’이 아니라 ‘10홀드’입니다라고 말하는 유망주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목표를 세울 정도로 중간 투수들의 위상이 커졌으면 좋겠다. 자꾸 이런 기록들이 이슈가 되고 언론상에 노출이 되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목표,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최근 프로야구는 경기 막판 엎치락 뒤치락 뒤집히는 경우가 참 많다. 어느 팀이든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기 위해 최고의 투수들을 배치하려고 한다. 마무리가 흔들려 팀 전체가 흔들리는 팀도 있다. 그러나 삼성은 오승환이 있기에 걱정없다. 그럴수록 그의 가치와 존재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 그 것이 오승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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