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덤’ 속 좀비는 왜 이렇게 빠를까.
△김은희 작가(이하 김 작가)=역병에 걸린 이들을 통해 배고픔에 대한 표현을 하고 싶었다. 여덟 식구라고 가정해보자. 조기 하나를 두고 싸운다면 빨라야 먹을 수 있다. 그런 슬픔이 느껴지길 바랐다. 죄를 지어 역병에 걸린 게 아니라 배고픔에 지친 이웃으로 다가갔으면 했다. 민속촌에서 직접 뛰어보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이하 김 감독)=‘부산행’(2016)에 좀비로 출연한 배우 10여 명이 ‘킹덤’으로 왔다. ‘킹덤’ 속 좀비는 효율성이 중요하다. 목 꺾을 시간에 최대한 능력치를 발휘해 하나라도 더 먹어야 하는 거다. 4회에 나오는 좀비들은 ‘우사인 좀비’라 불렀다. 생전 잘 달렸던 사람들인 거다.
|
―오프닝 장면에 수많은 은유가 들어 있다. 김 감독의 아이디어로 알고 있다.
△김 감독=욕심이 생겼다. 오프닝이지만 서사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기존 촬영 분을 재편집하지 않고 ‘왕을 깨운다’는 전개를 보여줄 수 있도록 촬영했다. 1회와 2회 이후 오프닝 음악이 다르다. 1회에 들어간 음악은 서사를 반영한다면, 2회부턴 기존 오프닝의 기능을 한다.
―3회 옥사 칼 장면은 극악한 공포 속에서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나온다.
△김 감독=친분이 있는 배우들에게 ‘잠깐 와 달라’고 하고 3일을 찍었다. 움직임이 혼연일치가 되지 않으면 목 부상이 있는 위험한 장면이다. 안전장치를 다 했지만 힘든 작업이었다. 또 탈 쓴 좀비신이 인상에 남는다. 가끔 탈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를 반영했다.
|
△김 감독=그의 성장을 그리고 싶었다. 이창이 유약할 땐 위에서 아래로, 성장하는 과정에선 아래에서 위로 촬영했다. 서사에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물리적으로 키가 커서 아이레벨 쇼트를 맞추기 쉽지 않다.
△김 작가=동래를 택한 이유는 땅 끝이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세자가 한양까지 가는 여정이 힘들 수밖에 없다. 그걸 거리로도 표현하고 싶었다. 사투리도 고민을 했다. 서비(배두나 분)도 그렇고, 전란 때문에 떠도는 이들이니까 사투리에 집착하지 말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