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던 바이러스 재난에 산업 붕괴 위기에 처한 영화계는 이들에게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기폭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황재현 CJ CGV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12일 “현재 영화계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감염 우려에 따른 기피 심리로 인해 관객들의 발길이 뜸한 데다 흥미를 끌 만한 작품마저 사라지면서 운영을 위한 동력마저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배급사나 영화사가 모험을 적극적으로 하기 힘든 시기이나 복귀가 예정된 천만감독들과 스타들이 흥행 히어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천만감독+천만배우 시너지 기대
천만감독과 천만배우가 뭉쳤다.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과 ‘도둑들’의 김윤석,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과 ‘실미도’ ‘해운대’의 설경구, ‘명량’의 김한민 감독과 ‘괴물’의 박해일이 각각 호흡을 맞춘다. 흥행 공식을 아는 감독과 티켓파워가 검증된 배우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얼어붙은 심리를 녹이고 극장으로 발걸음을 유도하기에 더없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윤동주, 박열의 삶을 조명했던 이준익 감독은 조선 후기 문인 정약전을 다음 도전 대상으로 삼았다.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흑산으로 유배를 갔다가 만난 청년 어부 창대와 우정을 나누며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집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설경구가 정약전을, 변요한이 창대를 연기했다.
김한민 감독과 박해일은 ‘한산:용의 출현’으로 조선의 명장을 스크린에 소환한다. ‘한산:용의 출현’은 ‘명량’-‘한산:용의 출현’-‘노량:죽음의 바다’로 이어지는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명량해전에 5년 앞선 한산해전을 다룬다. 최민식에 이어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
윤제균 감독이 7년 만에 돌아온다.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 감독 타이틀을 가진 충무로의 대표적인 흥행 감독이다. 윤제균 감독이 선보이는 ‘영웅’은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주인공은 뮤지컬 초연부터 쭉 안중근을 연기한 정성화가 맡아 뮤지컬의 감동을 잇는다. ‘영웅’은 당초 지난해 개봉을 하려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하면서 올해로 밀렸다.
올해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도둑들’ ‘암살’의 최동훈 감독도 ‘외계인’(가제) 작업에 한창이다. ‘외계인’은 대한민국에 사는 외계인의 이야기로 SF요소가 가미된 범죄물로 알려졌다. 류준열·김태리·김우빈이 출연한다. 1·2편을 동시에 제작 중이다.
흥행배우들도 잇따라 스크린에 복귀한다. ‘국제시장’ ‘베테랑’의 황정민은 ‘인질’과 ‘교섭’으로, ‘부산행’ ‘범죄도시’ ‘신과함께-인과 연’의 마동석은 ‘압구정 리포트’와 마블영화인 ‘이터널스’로, 일단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이병헌은 ‘비상선언’으로 복귀한다. ‘부산행’ ‘밀정’ ‘82년생 김지영’으로 흥행 연타를 친 공유도 ‘서복’으로 관객과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