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세인데…신흥국 펀드의 뚜렷한 온도차

러시아·인도 펀드 고공행진, 3개월새 16%↑
에너지 강세에도 中부진에 흔들리는 브라질
"신흥국 저성과 일단락, 밸류 부담 고려해야"
  • 등록 2021-10-20 오전 12:50:00

    수정 2021-10-20 오전 12:5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하는 가운데 한때 유가에 웃고 울던 브라질, 브라질, 인도 주식형 펀드가 각기 다른 이유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으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던 러시아와 브라질 주가는 극심한 온도차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유가 상승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중국 반사이익으로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형 펀드도 천차만별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날개 단 러시아 증시, 3개월새 16% 수익률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러시아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5.52%로 집계됐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5%로 이를 훨씬 웃돈다. 해외주식형 소유형 중 상위권에 해당한다.

러시아 주가지수인 RTS는 연초 1424.84포인트 수준이었지만 현재 1900선 가까이 올라와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에는 1882.43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8일 기준 연초 대비 31.70% 치솟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 넘게 올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원유 수출국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49.7%, 재정수입의 31.9%, 국내총생산(GDP)의 9.4%를 차지했다. 수요 위축으로 쪼그라들었던 지난해와 달리 연초 40달러 대에 머물렀던 WTI(서부텍사스유)는 현재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천연가스 가격도 연초 대비 2~3배 올랐다. 다가오는 북반구의 난방 시즌과 탈탄소 움직임 등이 더해져 천연가스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덕분에 러시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세계 최대 천연가스업체 가스프롬의 주가는 연초 대비 70% 넘게 상승했다. 러시아 주식형 펀드 중 순자산액 상위인 ‘한화러시아’ 펀드나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 펀드 모두 가스프롬, 루크오일 등 에너지 업체를 보유 비중 상위 종목으로 담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中부진에 발목 잡힌 브라질·반사이익 인도

같은 원자재 강국이지만 브라질 사정은 다르다. 같은 기간 브라질 주식형 펀드는 -14.49% 손실을 냈다.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줬던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올해 6월 13만 포인트를 넘어섰지만 이후 지속적인 우하향세다. 일찌감치 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잡지 못하는 물가 상승세에 가뭄, 정치적 불확실성, 교역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부진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증시에선 광산업체 발레SA와 정유업체 페트로브라스가 시가총액 1, 2위를 다툰다. 이중 최대 철광석 공급 업체인 발레SA의 주가는 연초 이후 16% 넘게 하락했다. 심상치 않은 철광석 가격에도 코로나19 여파로 하향 조정된 생산 목표와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소비 감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그나마 페트로브라스가 국제유가 상승에 같은 기간 주가가 50% 넘게 상승해 지수 전체 하방을 지지했다.

인도 주식형 펀드는 최근 3개월 16.63% 수익률로 우수한 성적을 시현하고 있다. 인도 대표지수인 선섹스 지수가 6만2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연초 대비 30% 가까이 상승한 덕분이다. 달러 강세까지 더해져 환노출 인도주식형 펀드인 ‘삼성인도중소형FOCUS’는 같은 기간 수익률 19.10%를 기록했다.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된 중국 증시의 반사이익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몰린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 대열에 합류, 미국·중국을 제외하고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나 인도 주식형 펀드에 3개월 동안 469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저가 매수 가능한 브라질, 인도는 밸류 부담”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국이 한동안 선진국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여줬지만, 러시아와 인도 등이 신흥국 강자로 떠오르면서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선진국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인 ‘MSCI World Index(KRW)’를 추종하는 ‘KODEX 선진국MSCI World’와 글로벌 신흥국 시장을 대표하는 ‘SGX Emerging Markets Futures Index’를 추종하는 KODEX MSCI EM선물(H)의 수익률은 전일 기준 각각 0.36%와 -0.58%다. 1%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6개월로 기간을 넓히면 각각 12.70%와 -4.90%로 격차가 벌어진다.

강재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소비 호조와 물류난 진정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 해소와 글로벌 경기 개선 재개, 중국 부동산 규제 완화가 확인된다면 신흥국 증시의 선진국 증시 대비 낮은 성과는 일단락 될 것”이라면서 “내년까지 투자 시계를 길게 가져간다면 신흥국 증시를 매수시 우수한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저가 매수 측면에서 인도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지만, 브라질은 부담이 낮은 편에 속한다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경기 둔화를 인식하고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하거나 이를 지표로 확인한다면 브라질이 가장 큰 수혜국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정책 변화는 브라질 증시 반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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