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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집 두채는 안되고 두집 살림은 되나

  • 등록 2021-12-13 오전 12:42:19

    수정 2021-12-14 오전 10:59:28

[이데일리 김정민 온라인 총괄 에디터]얼마전 이데일리 미래를 책임질 수습기자 채용 실무 면접관 일을 했다. 면접관 일이 어려운 이유중 하나가 언론사 면접관들이 던지는 질문이 대동소이하다보니 수십개씩 예상 문답을 만들어 달달 외워 오는 근면성실한 응시생들이 많아 변별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날 면접에선 당일 오전 발생한 조동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퇴 건을 두고 질문을 던졌다. 시간상 사전 준비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질문은 이랬다. ‘만일 조동연 선대위원장이 10년전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다면 보도하겠는가?’ 혼외자 출산건만 확인된 상태였고, 성폭력에 의한 임신이었다는 사실은 공개되기 전이었지만 그때도 정답은 없는 질문이었다.

보도윤리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 고민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지를 듣고 싶었다. 보도해야 한다와 하지 말아야 한다가 5:5 정도로 갈렸다. “10년 전이면 간통죄 폐지 전이다. 당시의 잣대로는 명백한 범죄행위인 만큼 공개해야 한다”, “선대위원장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공직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직자에 준하는 도덕성을 요구해야 한다”는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

공직자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느냐는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다. 대통령의 혼외자도 용납하는 프랑스 등 유럽 일부 국가의 사례를 들어 정치인의 사생활을 폭넓게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납득하기 힘들다.

진중권 전 동아대 교수는 조동연 전 선대위원장 혼외자 논란이 한창 뜨거울 때인 지난 4일 페이스북 글에서 “박정희는 허리 아래의 일은 문제 삼지 않는다고 쿨한 태도를 취했다”며 “사생활이 있는 이들의 공직을 제한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적 이익은 불분명한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비교적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도 “알고보면 굳건한 남성연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허리 아래 문제에 쿨했던 이유는 본인도 자유롭지 못했던 때문이고, “남자가 그럴수도 있지”라는 구시대적인 남성중심 사고방식의 결과물일 뿐이다.

공직자와 공직에 나서려는 후보자의 사생활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집이 두 채면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두집 살림’은 용납한다면 이율배반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사생활은 공직 수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을 비롯해 교사, 언론인까지 포함하는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광범위한 규제 대상을 자랑하는 ‘김영란법(부패방지법)을 도입한 이유가 무엇이었나. 공직자의 사적 관계가 공적인 업무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만든 법 아닌가.

다만 당사자가 아닌 가족까지 끌어들이는 것에는 반대한다. 일례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쥴리’ 의혹은 가짜뉴스 여부를 떠나 과연 윤 후보가 대통령 감인가를 판단하는데 있어 필요한 검증인지 의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후보 친인척들의 과거 행적을 파헤치는 게 이 후보의 대통령 자격을 따지는데 있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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