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열차분야지도, 3만5천 관객 못지않게 7억 시청자 중요해”

이흥원 CJ E&M T&A 본부장
  • 등록 2018-02-15 오전 7:52:53

    수정 2018-02-15 오후 8:55:57

이흥원 CJ E&M T&A 본부장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3만5000명 관객 못지않게 7억명 시청자도 중요했습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회식에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놓고 처음에는 회의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AR이 현실 세계와 가상의 물체 또는 이미지를 겹쳐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직접 육안으로 볼 수 없다 보니 현장에서 시각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였다. 시청자의 중요성을 강조해 생각의 전환을 이끈 것이 개·폐회식을 진두진휘하는 송승환 총감독이었고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해낸 것이 CJ E&M T&A(Tech&Art)와 이흥원 본부장이었다. 하이테크 기술이 동원된 개막식은 ICT(정보통신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케 했다.

“AR이란 게 현장에선 볼 수 없으니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송 총감독님의 결단 덕에 개회식에 AR을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본부장은 CJ E&M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제작 컨소시엄사로 선정되면서, 파견으로 개·폐막식 연출에 필요한 무대 기술 및 미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개회식이 성황 속에 치러질 수 있도록 양정웅 감독(개회식 연출자)을 도왔다. 천상열차분야지도가 펼쳐지는 장면이나, 소리꾼 김남기의 정선아리랑 열창 대목에서 메밀꽃이 반딧불이로 변하는 장면, 총 120개의 LED 화면으로 구성된 ‘미래의 문’ 등을 CJ E&M T&A본부에서 지원했다. 특히 회자된 천상열차분야지도는 CJ E&M의 공연 무대 기술이 집약된 MAMA의 업그레이드형이었다. 무수한 별빛이 돔 형태로 경기장 내부를 수놓는 순간 시청자들은 눈앞에 펼쳐진 황홀한 광경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2년전 MAMA 무대에서 처음 별자리를 구현했는데 그때부터 축적된 기술이 이번 개회식에 쓰인 겁니다. 이번에도 별자리를 하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개회식의 전체적인 스토리가 고대부터 오늘을 거쳐서 미래까지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자 했기에 단순히 별자리보다는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더 적합하다고 의견이 모였지요.”

국보 228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 조선 건국의 정당성과 왕조의 귄위를 드러내기 위해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막식에서 선보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AR의 만남은 대한민국의 전통성과 기술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시도가 쉽지는 않았다. 이 본부장은 “컨소시엄에 저희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협력사들이 있고, 개·폐막식의 카메라 감독들이 OBS(올림픽주관방송사) 소속으로 외국인들이다 보니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도 다들 프로여서 당일에는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의견 조율 못지않게 날씨에 대한 리스크 부담이 컸다. 이 본부장은 “AR은 바람이 불면 카메라가 흔들려서 구현하기 힘듭니다. 그 전날까지 몹시 추웠고 날씨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개막식 날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잘 치를 수 있었어요. 하늘이 도운 것 같았죠”라고 말했다.

폐회식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이 본부장은 설 연휴도 반납하고 일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큰 이벤트인 만큼 고됨보다 보람이 더 크다. “개막식에서 준비한 것들이 좋은 평가를 얻어서 기쁩니다”라고 말한 이 본부장은 “폐회식도 잘 준비해서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를 얻고 싶습니다. 개회식만큼의 하이테크나 크리에이티브한 표현은 덜하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 중입니다”라고 귀띔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구현 순간 현장(위)과 영상(아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