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쏟아질 듯 내리꽂힌, 쓸어내린 듯 바닥을 향한 수많은 저 선들이 궁금하다. 옛 초가에 올렸던 짚인 듯도 하고, 색색으로 칠한 빨대 같기도 하다. 아니면 얇게 썬 나무토막? 그런데 다가갈수록 드러나는 실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거다. 한지.
작가 서정민은 오롯이 한지로만 작업한다. 10년을 넘겼다. 회화로 조각으로 다른 주제를 말해 왔지만 한눈 팔지 않고 고집스럽게 이어온 여정이다. ‘선들의 여행 22’(2019)로 작가가 만든 건 ‘숲’. 누구나 들어설 수 있는 현실풍경의 숲은 아니다. 작가 자신만 들어설 수 있는 상징의 숲이란다. 미학적 진리란 것도 결국 주관이 결정하는 게 아니냐고.
내년 1월 31일까지 경기 파주시 회동길 갤러리박영서 여는 개인전 ‘상징의 숲’에서 볼 수 있다. 한지. 110×110㎝. 작가 소장. 갤러리박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