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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어디쯤 ‘얼룩말’이 나타나줘야 하는데 하면서 말이다. 작가 황나현(41)의 작품이라면 머리에 꽃장식을 올리고 목에 두툼한 구슬목걸이를 휘감은 그 얼룩말이 등장해야 하는 거다. 그것도 화면의 중심에 당당한 주인공으로.
그렇게 한동안 그림 속을 헤맨 끝에, 기어이 찾아내고야 말았다. 초록잎이 무성하게 뻗어간, 그 잎의 끝을 노란꽃이 앙증맞게 마무리한 저 옹기화분 속에서. 얼룩말은 ‘나 잡아봐라’를 외치며 이 잎 저 잎 위를 날아다니는 중이다.
10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갤러리그림손서 강형구·이명호·이지환·채성필과 여는 5인 기획전 ‘사고의 다양성’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16.8×91.0㎝. 작가 소장. 갤러리그림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