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새주인 찾은 바디프랜드…'판 사람과 산 사람의 속사정'

바디프랜드 새주인에 스톤브릿지캐피탈
실사 거쳐 12월 중순 본계약 체결 전망
VIG 인수 6년 만에 '엑시트' 성공했지만
연이은 IPO 실패→매각 '시원섭섭' 평가
새주인 '견고한 시장점유율' 기반 청사진
  • 등록 2021-11-10 오전 12:10:00

    수정 2021-11-10 오전 12:1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박수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잖아요. 어떤 매물이 (M&A)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사려는 쪽에서 (추가 성장에 대한) 비전을 봤다면 뚝딱 이뤄지는 게 M&A죠.”

최근에 만난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수천억에서 많게는 수조원을 오가는 인수합병(M&A) 원리가 사실은 간단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처분해야 하는 매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어 M&A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바디프랜드의 M&A 사례를 보면 위 설명에 부합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한때 기업가치 2조원을 웃돌며 기대주로 꼽혔지만 기업공개(IPO)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하고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매자 입장에서는 견고한 시장점유율에다 볼트온(유사기업 추가인수)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스톤브릿지 바디프랜드 인수…VIG 6년 만에 엑시트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최대주주인 VIG는 이달 초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했다. 바디프랜드 IPO 상장 주관사였던 모건스탠리가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인수자를 물색한 결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우협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거래 대상 지분은 VIG와 신한벤처투자(옛 네오플럭스)가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공동 보유 중인 지분 44.6%다. 창업주 조경희 전 회장의 사위인 강웅철 이사는 지분 40.3%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양측은 실사를 거쳐 12월 중순에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바디프랜드의 기업가치를 1조1000억~1조2000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해당 지분을 6000억원 안팎에 인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VIG 입장에서는 바디프랜드 매각이 ‘시원섭섭’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VIG는 2015년 6월 바디프랜드 지분 인수 이후 6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게 됐다. 인수 당시 자금을 넣었던 2호 블라인드 펀드(2011년 조성) 청산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점도 홀가분할 것으로 평가받는 점이다.

수익 측면에서도 플러스(+)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2015년 해당 지분을 4000억원 안팎에 인수했으니 시장에서 점치는 수준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적잖은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보유기간 동안 이뤄진 리파이낸싱(자본 재조정)이나 배당에 따른 자금 회수 과정을 감안하면 실제 거둬들일 수익은 이보다 더 클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VIG는 시원섭섭…새주인은 중장기 발전 ‘청사진’

다만 섭섭한 부분도 지울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디프랜드가 VIG 인수 이후 한때 기업가치가 2조원을 웃돌며 PEF 운용사의 ‘대박 투자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박 수익에 발목을 잡은 것은 총 세 차례 시도했다가 모두 고배를 마신 기업공개(IPO)였다.

첫 IPO를 논하던 2014년 대주주가 VIG에 지분 일부를 넘기며 작업이 중단됐고 2018년엔 경영 투명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며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이후 절치부심하며 IPO 준비에 나섰지만 공정위가 지난해 7월 15일 바디프랜드의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가 성장과 학습 능력 향상 등 인체 효능을 거짓 광고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2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차기 IPO 계획에서도 사실상 멀어지게 됐다.

결국 매각을 선택한 점도 앞선 이벤트들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O로 가려면 시간적인 여유가 더 필요한데 현재로선 (여유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VIG 입장에서) 시간적 여유가 더 있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났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 주인에 오를 예정인 스톤브릿지캐피탈 입장에서는 바디프랜드의 시장 점유율(국내 기준 60%)과 렌털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당장의 IPO를 논하기보다 렌털시장의 성장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동종업계 기업을 추가 인수하는 ‘볼트온’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톤브릿지캐피탈 입장에서) 인수 이후의 플랜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간 바디프랜드가 IPO 이슈로 고민이 많았지만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간을 번다면 얘기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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