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이뤘거나 손실 났으면 팔라”…화장품·바이오 출자 등 타깃 될 듯

[공공기관 출자자산·복리후생 정비] 출자 지분 구조조정
한전이 줄기세포기업 지분 보유, 골프장·콘도 가진 곳도
출자목적 달성했는데 보유, 출자회사 수년째 손실 나기도
  • 등록 2022-08-08 오전 4:30:11

    수정 2022-08-08 오전 4:30:11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공지유 기자]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이유는 방만 경영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판단에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들이 작지만 일 잘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허리띠 졸라매기를 천명하기도 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비대한 조직 규모를 줄일 때 쟁점은 불요불급한 자산이다. 공공기관이 골프장은 물론 바이오·화장품 등 사업과 맞지 않은 분야에 출자한 지분 뿐 아니라 출자회사의 실적이 악화한 경우 등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부가수익·자금운용 이유로 지분 출자

이데일리가 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서 주요 출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고유 목적과 맞지 않은 지분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015760)의 경우 출자회사(419개)와 출자금액(약 38조원)이 가장 많다. 정관을 보면 사업 목적은 전력 자원 개발, 발전·송전·변전·배전, 변전소 등 보유부동산 활용 사업, 정부 위탁 사업 등이다.

하지만 줄기세포치료제 기업인 아이피에스바이오 지분을 10억원 보유하는 등 비목적투자 명목으로 4개 기업에 45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한국우편산업진흥원은 수천만원대 소액이지만 부가수익을 이유로 SK텔레콤(017670) 등의 지분을 갖고 있기도 하다. 국제원산지정보원은 여유자금 운용을 위해 케이씨(029460)넷에 2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현재 골프장·콘도업체인 문경레저타운(263억원), 골프장 블랙베리CC(107억원), 테마파크 키즈라라(225억원) 등에 출자 중이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적이긴 하지만 이곳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원랜드(035250) 역시 같은 3곳에 540억원대 자본을 출자한 상황이다.

부동산 활용이나 기술의 사업화 등을 이유로 출자해 성과를 이룬 후 처분을 기다리는 출자 지분도 많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추진 목적으로 여러곳에 지분을 출자하고 있다. 이중 2007년 시작해 지난해 공식 준공한 판교 알파돔시티 개발사업은 현재 102억원의 지분(지분율 28.3%)을 보유 중이다. 사업 종료 시점이 얼마되지 않았지만 LH의 PF사업 누적 손실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속한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 기술 활용을 위해 한국콜마(161890)와 만든 콜마비앤에이치(200130) 지분 6.0%(552억원)를 보유 중이다. 최초 민관 합작회사라는 명분이 있지만 이미 화장품 제조사로 자립했고 지분 가치가 크게 상승한 상태여서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어렵지만 공공기관 자발 노력 필요”


출자 성적표도 그리 썩 좋지 않은 곳도 많다.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완전 자본잠식 또는 투자손실 50% 이상이나 최근 3년간 당기순손실 등 투자 손실 확대로 출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회사의 지분을 정비 대상으로 규정했다.

타법인 출자가 두세번째로 많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35개)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33개)은 출자회사 중 경영악화로 재무 자료를 취득할 수도 없거나(엠티에프씨 등) 아예 페업한 곳(엘로이즈·맥솔루션 등) 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순손실이 공공기관 출자 금액을 넘어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기술사업화를 위해 카텍에이치에 4억7300만원(지분율 16.3%)을 출자했는데 이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4억원에 달한다. 전년도 순손실(1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11억7000만원의 지분을 보유한 바이오업체 유빅스테라퓨틱스는 당기순손실이 2020년 22억원에서 지난해 42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주로 에너지 공기업들이 해외에 출자한 자산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관건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예멘 YLNG에 930억원대 지분을 투자했는데 예멘은 장기간 내전으로 활동이 여의치가 않은 상태다. 한국석유공사도 해외 석유 개발사업 일환으로 예멘 현지 회사에 120억원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10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출자 자산 정비는 우선 각 공공기관들이 자체 계획을 세워 주무부처가 평가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관별로 자산 보유 목적이나 유형이 다양해 쉽지 않겠지만 출자 자산 등 정비는 꼭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의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이해도가 높은 주무부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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