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가 일상인 유럽…韓 실내마스크도 사라지나[르포]

OECD 주요국 중 한국만 '실내마스크' 의무
프랑스 등 주요국가, 마스크 아무도 안 써
"상황 맞게 바꿔야…위·중증 대안책 필요"
  • 등록 2022-09-21 오전 12:05:38

    수정 2022-09-30 오후 7:39:13

[파리=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비행기에서 음료 마시려고 마스크 내리고 있었더니 다른 승객이 뭐라 하더라고요…근데 유럽 도착하니까 아무도 안 쓰던걸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유럽여행길에 오른 김모(34)씨는 프랑스에 입국하자마자 ‘마스크 없는’ 풍경에 깜짝 놀랐다.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음에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기 어려워서다.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 내부 입구에 관광객들이 밀집해 있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사진=조민정 기자)
에펠탑·박물관 등 ‘無마스크’ 인파…OECD 대부분 해제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모든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카페·식당·대중교통 등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무조건 착용해야 하며, 실외도 50인 이상이 참여하는 집회·공연·스포츠경기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국외 상황은 이미 마스크 없는 세상이 일상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다. 최근 코로나19 이전 방문객 수를 회복하며 에펠탑에만 하루 2만명이 방문하고 있었다. 주요 관광지인 루브르 박물관, 오페라 등 사람들이 밀집하는 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쓴 시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80대 이상 고위험군 노인이나 몇몇 동양인 관광객만 마스크를 간간이 착용하고 있었다.

영국에 유학 중인 이모(26)씨는 “올해 유럽에서 한 번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지금까지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며 “아직도 한국은 실내 마스크에 민감하다고 하는데 이 시점에서 필요한 조치인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동유럽 여행을 다녀온 나모(29)씨 또한 “며칠 전에 카페에 있다가 옆자리 손님이 마스크 왜 안 쓰냐고 뭐라고 하더라”며 “음료 마시려면 어차피 벗어야 하고 사실상 마스크를 다 벗고 있는데 이젠 방역 효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프랑스 파리의 뤽상부르 공원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주말을 즐기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韓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 시작


전문가들도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서 확진자 수가 줄거나 해외에 비해 뚜렷하게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책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밖에 나가면 마스크 쓰는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는데 그럼 해외에서 확진자 수가 엄청 많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는 건 그만큼 마스크가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상황에 맞게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단편적인 실내 마스크 논의에서 벗어나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에 대한 구체적인 방역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순히 서양 국가만 사례로 들기보단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 동양 국가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겨울이 오면서 독감 환자도 늘면 사망자도 증가할 텐데 단순히 실내 마스크 여부를 따지기보다 여러 감염병이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올 것을 대비해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방역당국도 전파 위험이 낮은 실외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야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을 비롯해 콘서트장 등 50인 이상 군중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지원단장은 “이번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인) BA.5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감염재생산지수(Rt)도 안정세를 유지함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 또한 조정 필요성에 대해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실외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아 남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면 가장 먼저 검토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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