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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전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 줄곧 끌려갔다. 월등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호주의 질식수비에 막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한국에는 황희찬이 있었다. 황희찬은 0-1로 뒤진 후반 51분 손흥민(토트넘)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호주의 베테랑 골키퍼 매튜 라이언이 방향을 읽었지만 슈팅이 워낙 빠르고 정확했다.
사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페널티킥 전담키커가 아니다. 보통은 주장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책임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황희찬이 공을 들어 직접 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고 동점골로 이를 증명했다.
사실 황희찬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쪽 골반 근육 통증으로 인해 조별리그 1, 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나마 조금 회복돼 말레이시아와 3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 교체로 출전했다.
이날 한국 공격에서 결정적인 장면은 대부분 황희찬 쪽에서 나왔다. 심지어 후반 25분에는 교체아웃된 조규성(미트윌란)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황희찬은 연장 전반 막판 상대의 거친 태클에 왼쪽 발목이 찍히는 부상을 당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순간 신가드를 벗어 던질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결국 연장 전반전이 끝나고 오현규(셀틱)와 교체돼 이날 활약을 마쳤다.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임에도 무려 105분을 소화한 황희찬은 기적 같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가장 먼저 벤치에서 뛰어나와 클린스만 감독과 포옹을 나누면서 기쁨을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