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선 환영 못 받는 부부젤라

  • 등록 2010-07-22 오전 8:13:52

    수정 2010-07-22 오전 8:13:52

[경향닷컴 제공] 2010 남아공월드컵 최고의 히트상품 부부젤라가 한국과 잉글랜드의 축구장에서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부부젤라 열풍이 뜨겁다. 야구장에도 등장하는가 하면 인천 유나이티드와 FC 서울 등 K리그 구단들은 중국의 제조업체로부터 대량으로 부부젤라를 공수해 관중들에게 나눠줬다. 팬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축구장을 찾은 팬치고 부부젤라 한번 안 불어본 사람이 드물 정도다.

그런데 축구 본고장 잉글랜드에서는 부부젤라가 축구장에서 퇴출되는 분위기다. 20일 프리미어리그 구단 토트넘이 홈 구장에 부부젤라 반입을 불허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다음날 아스널과 버밍엄 시티, 선덜랜드가 뒤를 따랐다.

이런 차이는 양국의 응원 문화에서 기인한다. 한국 관중들은 집단적이고 열정적이다. 대형 태극기가 머리 위를 덮어 시야를 가려도 개의치 않고, 응원하다 목이 쉬는 정도는 예사다. 응원도구도 흉기나 화기가 아니라면 제한이 없다. 꽹과리나 나팔 등 악기 사용은 일상적이다.

반면 잉글랜드에서는 악기를 가지고 축구장에 들어갈 수 없다. 부부젤라 금지도 그 연장선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선에서 축구 경기를 즐기라는 뜻이다.

선덜랜드 대변인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포터스가 편안히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다. 부부젤라는 불쾌함을 유발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금지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드에서 온 축구 칼럼니스트 존 듀어든은 자신의 칼럼에서 “잉글랜드 서포터스는 경기에 집중하다가 득점할 때만 몇 초간 펄쩍펄쩍 뛰지만 한국 서포터스는 경기 내내 온갖 노래와 응원도구로 흥을 돋운다”고 비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응원이 잉글랜드보다 훨씬 재밌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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