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유럽-페르시아 끈적한 조화…톰 안홀트 '지나가는 배들'

2019년 작
인물·풍경 파편들 퍼즐같은 그림으로
현실·환상 뒤섞고 기하학적 패턴까지
"금기는 없어야 한다"는 철학 반영해
  • 등록 2019-06-22 오전 12:15:00

    수정 2019-06-22 오전 12:15:00

톰 안홀트 ‘지나가는 배들’(ⓒ톰 안홀트·사진=학고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푸른 면과 붉은 선이 짜이고 덮여, 보라색 빛과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색감 그대로 두툼한 벽에 달랑 창만 낸 집을 세우고, 역시 그 톤으로 중앙에는 나신의 여인을 앉혔다. 빗살무늬 카페트에 앉은 그이는 먼 산 아래 물 위를 헤집는 돛단배를 바라보는 중이다.

어찌 보면 불규칙한 퍼즐을 맞춰낸 듯도 하다. 칸칸의 인물·풍경이 한 조각씩의 그림이니. 이질적인 하나하나가 끈적하게 이룬 결합이 신기할 뿐이다.

영국작가 톰 안홀트(Tom Anholt·32)의 회화에는 작가만의 특별한 공식이 있다. 현실과 환상을 뒤섞고, 몇몇 인물을 등장시키고, 큐비즘 영향을 받았다는 기하학적 패턴을 배경처럼 나열하는 거다.

‘지나가는 배들’(Passing Ships·2019)은 그 공식을 잘 표현한 작가의 대표작. 역사·문화·일상 모두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작가의 관심을 압축했다. 특히 서아시아 삽화의 한 장르라는 ‘페르시안 미니어처’를 끼어넣었는데, 덕분에 추상과 구상을 적절히 반영한 장식·구조물·인물이 상징처럼 드러났다. 유럽과 페르시아의 공존이라고 할까. “금기는 없어야 한다”는 철학을 입힌 묘한 조화다.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9길 학고재청담서 여는 ‘톰 안홀트’에서 볼 수 있다. 패널에 유채. 50×60㎝. 작가 소장. 학고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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