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각]②결실 못 이룬 제갈량의 대전략…왜

오늘의 원픽: ‘WarStrategy’ 9강 삼국대전과 전략적 순간들(下)
유비, 형주·익주 차지하고 손권과 동맹 맺으며 때를 기다려
"조조 턱밑의 한중이 더 중요" vs "안전한 근거지 마련해야"
천하삼분지계 전략상 우수했지만…운용상 문제에 결국 발목
  • 등록 2021-03-06 오전 12:05:00

    수정 2021-03-06 오전 12:05:00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유현욱 기자]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207년 유비와 제갈량의 만남은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만나서 나눈 이야기, 즉 융중대(隆中對)는 이후 유비가 살아가면서 전개했던 전략의 밑그림이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국 삼국시대 최고의 지략가인 제갈량의 대전략이 잘 드러난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지상 강연 ‘워-스트래티지’ 9강 ‘삼국대전과 전략적 순간들 하(下)’ 편을 강의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제갈량은 유비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형주와 익주를 차지해 그 험함에 기대고, 서쪽으로 여러 융족들과 화친하고 남쪽으로 이월과 화목하고, 밖으로는 손권과 우호관계를 맺으며 안으로는 정치를 닦으면서, 천하에 변고가 있을 때 한 명의 장군에게 명해 형주의 군사를 이끌고 낙양으로 향하게 하고 장군께서는 몸소 익주의 군사를 거느리고 진천으로 출병하신다면, 대나무 그릇에 담은 밥과 호리병의 국으로 장군을 영접하지 않을 백성이 감히 누가 있겠습니까”

최 교수는 “중요한 것은 손권과 동맹”이라며 “보다 강한 조조와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분열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양쪽에서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조조는 화북 지역에 방대한 영토를 차지하고 있었고 손권 역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에 반해 유비는 유표에 의탁해 조그만 지역만 다스릴 뿐이었다.

(그래픽=강사 제공)
이런 천하삼분지계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첫 번째는 형주나 익주보다 바로 조조의 턱밑에 있는 한중이 더욱 중요하지 않으냐는 것이고, 두 번째는 유비가 형주를 장악하는 것이 손권과의 동맹에 모순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중은 주변이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어 대단히 방어에 용이한 천혜의 요새다. 너른 들판이 있어 식량 보급도 잘 되는 지역이다. 최 교수는 “한중을 먼저 차지했다면 (훗날) 장안으로 공격하기에 더 쉬웠을지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유비에게는 근거할 수 있는 터전이 한층 더 필요했다”고 재반박했다.

오히려 한중만 차지했을 경우 배후에 익주가 불안해지면 존립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익주를 중심으로 해 한중을 거쳐서 장안으로 올라가는 (제갈량의) 큰 그림이 더 설득력 있다”고 부연했다.

형주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두고두고 촉나라와 오나라 간 영토적 충돌이 발생하는 말썽거리이자 유비와 손권 간 동맹을 약화시키는 부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 교수는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전략 (수립)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전략을 운용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비나 휘하의 장수들이 제갈량의 전략과 배치되는 돌발 행동을 벌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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