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40.79 27.14 (-0.83%)
코스닥 1,010.99 4.89 (-0.48%)

[마켓인]US플립이냐, FPI냐…美상장 노리는 기업들 선택은?

쿠팡 '총수 없는 기업' 지정에 의견 분분
'외국인 특혜' VS '형평성 어긋난다' 팽팽
미 증시 입성 노리는 차기주자 셈법 한창
美법인 설립, 외국 기업 상장 놓고 고민
"막대한 비용, 상장 이후 관리 고민해야"
  • 등록 2021-05-06 오전 1:20:00

    수정 2021-05-06 오전 1:2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 3월 미국 증시에 입성한 쿠팡이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가운데 미 상장을 검토 중인 기업들이 어떤 방법으로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인 소재지를 미국에 두는 이른바 ‘US 플립(Flip)’과 국내에서 관리·감독을 받는 ‘외국국적 상장기업(FPI)’ 방법을 두고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한 자유를 주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미국 자본시장 특성을 파악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는다면 국내 상장만 못 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쿠팡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해 전광판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쿠팡)
‘외국인 전례 없다’…총수 없는 기업 된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71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612개)을 이달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시·신고 의무,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 등이 적용된다.

그런데 공정위가 쿠팡을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이 미국 법인 ‘쿠팡 Inc’ 의결권을 76.7% 가지고 한국 법인 쿠팡㈜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종전까지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적이 없다는 선례에 총수 지정을 피하면서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공정위 결정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시민단체와 재계 일각에서는 외국인 특혜로 비칠 수 있고 국내에서의 사익 편취 행위를 감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에 있는 외국 기업 규제를 국내 자본시장이 관리하는 상황에서 문제점을 제기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해외 기업을 국내 자본시장이 관리하는 데 이 경우도 잘못된 건가”라며 “해외 기업이 자국에서 관리·감독을 받는 것을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러 선례를 남긴 쿠팡을 두고 미 증시 입성을 고려 중인 차기 주자들도 전략 짜기가 한창이다. 통상 미 증시 상장을 위한 방법으로는 한국 법인이 미국에 신규 회사를 설립한 뒤 한국 법인의 본사 소재지를 미국으로 전환(Flip)하는 ‘US 플립’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미 법인 설립이냐, 외국 기업 상장이냐 고민


US 플립은 국내 법인 형태는 두고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미국 법인에 출자하는 방식 또는 이를 일부 변형한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미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일부 기업 중에는 미국 법인을 꾸리거나 검토 중인 곳도 있다.

US 플립은 미 증시 상장의 주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자금 유치에 유리하다. 엄연히 자국 기업으로 분류되고 ‘미 증시에 상장한다’는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글로벌 자금 유치는 물론 증시 절차 전반에 유리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증권법 의무 이행을 위한 절차나 시간·비용 등이 국내 상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간다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US 플립 말고도 우리 회사법에 따라 기업을 설립하고 미국 증권거래소에 ‘외국국적 상장기업’(FPI)으로 상장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자사 상장기업보다 FPI에게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기준을 책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증시 입성 과정에서 적잖은 기업들이 망설이는 미국법상 계약·특허·집단·주주대표 소송 등 강도 높은 법률 리스크나 SEC 조사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그러나 국내와 미국 양쪽 모두 일정 규제 범위에 들어 있어 훨씬 더 세밀한 기업관리가 뒤따른다는 책임이 따른다.

학계에서는 미 증시 입성 방법에 따른 장단점도 중요하지만 해외 증시에 입성한 이후 본격화할 강도 높은 리스크 등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고 말한다.

길재욱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증시는 ‘기업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는 강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반면 그에 따른 과실이나 책임을 혹독할 정도로 지운다”며 “(미 증시 상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 증시 상장이 정답이라면 그간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미 증시 상장을 검토하지 않은 점을 되새겨봐야한다”며 “국내에서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상장 요건을 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사정과 상황에 맞는 상장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