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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더 높일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신종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인플레이션 전망이 혼란스러워 졌음에도 일단 긴축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의회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번달 초 발표한 월 150억달러의 채권 매입 축소보다 (내년 이후에는) 더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11월 FOMC를 통해 11~12월에 한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의 규모를 월 1200억달러에서 매달 1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은 내년 이후에는 월 150억달러보다 추가로 더 많이 매입을 축소해 테이퍼링을 빨리 끝내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기준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뜻한다.
그는 전날 미리 배포한 서면 답변에서는 “최근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 활동에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긴축 속도가 또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파월 의장이 이날 발언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파월 의장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불구하고 긴축 의지를 보다 명확히 하면서 뉴욕 증시는 낙폭을 키우고 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6.42% 급등한 26.73을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