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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신용평가(KIS)·한국기업평가(KR)·NICE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룩과 워치리스트 부정적(하향) 검토가 총 99건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떨어지게 되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게 된다. 반면, 지난해 연초 대비 긍정적(상향) 방향으로 변경된 건수는 61건으로 부정적(하향) 변경 건수보다 크게 밑돌았다.
부정적(하향) 방향으로 변경된 업체는 지난 2021년 한신평 35건·한기평 29건·NICE신평 45건 등 총 109건이었지만 지난해 말 99건으로 10건 줄었고, 긍정적(상향) 방향으로 변경된 업체는 지난 2021년 한신평 23건·한기평 30건·NICE신평 37건 등 총 90건에서 지난해 말 61건으로 29건 감소했다.
실제로 국내 3대 평가사 신용도 하락세가 기업보다 금융부문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아웃룩과 워치리스트의 방향성을 포함한 3사 평균 상·하향배율은 지난 2021년 1.26배에서 지난해 기업부문이 1.04배로, 금융부문은 같은 기간 6.5배에서 2.25배로 줄어들었다. 다만, 3사 모두 금융부문보다는 기업부문의 등급 하향 수가 눈에 띄게 많았다. 한신평은 기업부문이 금융부문보다 등급 하향이 22건, 한기평은 34건, NICE신평은 28건 더 많았다.
건설·캐피탈 등 중심 신용도 하방 압력 확대
지난해 하반기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우발채무 부담이 급격하게 늘면서 건설, 증권, 캐피탈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 아웃룩과 하향검토가 집중됐다. 이외에도 의류업과 자동차부품, 전자, 유통 등 부문에서 신용도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사 모두 건설 업종에서 공통으로 롯데건설·태영건설(009410)·HDC현대산업개발(294870)을 부정적 아웃룩 또는 워치리스트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들 3사는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A+(부정적)’, ‘A(부정적)’로 일제히 조정했다. 또한 한신평과 NICE신평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내렸으며, 한기평은 ‘A(부정적 검토)’로 변경했다.
김현 한기평 연구원은 “경기 침체 국면, 금리 인상 기조 지속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주택 구매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건설업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분양 증가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재무부담 확대 추세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신용평가사 3사 중 2곳 이상에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업종으로는 건설·의류·자동차부품·석유화학·유통·캐피탈 등이다. 이혁준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 지속에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서면서 부동산 PF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을 많이 취급하는 증권·캐피탈·저축은행 업종은 부동산 PF 연착륙 여부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