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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던 내 짝꿍은 돈에 팔려 대머리 아저씨랑 결혼했다고 하더군. 하지만 나는 뭐 잘났나. 스끼다시 내 인생. 스포츠신문 같은 나의 노래'('스키다시 내 인생' 중)
1인 프로젝트 포크록 그룹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고(故)이진원은 세상의 빛보다 그림자를 노래하는 뮤지션이었다.
2003년 발매한 1집 '인필드 플라이'로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낸 이진원은 '루저의 대변인'이었다. 그가 발표한 '절룩거리네'와 '스키다시 내 인생' 등은 사회 부적응자의 정서를 위트 넘치는 가사로 표현해 홍대 인디음악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진원은 이후 2008년 발매한 3집 '굿바이 알루미늄'을 통해 누구에게든 아마추어적 순수함을 보이는 것을 원치 않는 사회의 비참한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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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의 세상을 향한 날은 지난 3월 발매한 3.5집 '전투형 달빛요정-프로토타입 A'에서 더욱 날카로워졌다.
'나는 개' 속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네가 아니어도 나는 개. 왜 날 광장으로 내몰아. 왜 널 상대하게 만들어. 네가 아니어도 나는 개 너는 쥐'같은 내용과 '피가 모자라'의 '친구들이 걱정하네. 그러다 잡혀간다고(중략) 난 비겁했어 어제까진 하지만 이젠 물러서지 않겠어.두 번 다시는' 등의 가사는 사회에 대한 전투적인 자세도 취했다.
음악에서는 냉소적이었지만 이진원은 주변 사람들에게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박봉성 작가의 만화 속에 등장하는 '달빛요정'과 야구를 좋아해 '역전만루홈런'이란 말을 붙여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으로 발랄하게 세상에 말을 건 이진원. 6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이진원의 사망 소식에 그의 음악팬들은 "루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 시대의 젊은이들. 그런 우리를 대변해 내뱉던 칼날 같은 가사들을 잊지 않겠다"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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