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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와 상영을 앞둔 영화의 제목들이다. 3일, 14일, 또 3일. 아예 제목이 ‘시간(아워즈)’인 작품도 있다.
요즘 대중문화는 ‘시간’과 씨름 중이다. 늘이고, 되돌리고, 쪼개고, 멈추고, 압축하고. 때론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간다. ‘타임슬립’ ‘타임워프’ ‘타임리프’ 등 ‘시간여행’과 관련된 용어도 세분화되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영화 ‘어바웃 타임’, ‘수상한 그녀’ 등도 ‘시간여행’을 키워드로 흥행에서 크게 성공했다. 활용법은 크게 장르에 따라 갈린다. 액션 스릴러 재난물에서는 대부분 시간을 압축하고 제한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해야하는 일명 ‘타임 리미티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런 작품들을 보다 보면 사건과 싸우는 건지, 시간과 싸우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특정한 사건의 결정적인 순간을 압축해 들여다보고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라는 무형의 공포와도 맞서다보면 극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시간여행은 1895년 공상과학 소설 ‘타임머신’ 출간을 시초로 본다. 1985년 영화 ‘백 투 더 퓨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보편화됐다.
시간의 변화는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등장한 이후 시간과 공간이 시공간의 개념으로 달라진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최근 국내에서 ‘시간’이라는 무형의 소재를 가장 잘 활용한 대중문화 콘텐츠로는 ‘별에서 온 그대’를 꼽을 수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판타지에 로맨스 드라마, 범죄 스릴러가 뒤섞인 복합장르드라마다.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은 외계에서 온 남자로 400년을 지구에서 살다가 고향별로 돌아갈 날을 30여 일 앞두고 운명과도 같은 여인 천송이(전지현 분)를 만난다. 어디론가 떠난 도민준은 시공간을 오가는 웜홀을 왔다갔다하면서 연인 천송이 곁에 머문다. ‘별에서 온 그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는 “시간의 흐름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공간이 달라져 볼거리가 늘어나고 이야기가 확장된다”며 “새로운 가능성은 판타지 장르에서 ‘시간’을 활용하는 원동력이 됐고, 당분간 그 활용법이 다양할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