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3일, 14일···대중문화가 '시간'을 활용하는 법

  • 등록 2014-04-03 오전 8:00:00

    수정 2014-04-03 오전 8:00:00

늘이고, 되돌리고, 쪼개고, 멈추고. ‘시간’을 무형의 소재로 활용한 대중문화 콘텐츠들. 사진 왼쪽부터 영화 ‘아워즈’,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별에서 온 그대’.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드라마 ‘쓰리데이즈’ ‘신의 선물-14일’, 영화 ‘쓰리데이즈 투킬’, ‘아워즈’···.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와 상영을 앞둔 영화의 제목들이다. 3일, 14일, 또 3일. 아예 제목이 ‘시간(아워즈)’인 작품도 있다.

요즘 대중문화는 ‘시간’과 씨름 중이다. 늘이고, 되돌리고, 쪼개고, 멈추고, 압축하고. 때론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간다. ‘타임슬립’ ‘타임워프’ ‘타임리프’ 등 ‘시간여행’과 관련된 용어도 세분화되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영화 ‘어바웃 타임’, ‘수상한 그녀’ 등도 ‘시간여행’을 키워드로 흥행에서 크게 성공했다. 활용법은 크게 장르에 따라 갈린다. 액션 스릴러 재난물에서는 대부분 시간을 압축하고 제한한다. 한정된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해야하는 일명 ‘타임 리미티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신의 선물-14일’은 딸이 납치되어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은 엄마가 14일 전으로 돌아가 딸의 죽음을 막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제목에 시간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오는 30일 개봉하는 류승룡 주연의 추적 영화 ‘표적’, 현빈이 정조로 분한 사극영화 ‘역린’ 역시 각각 36시간, 24시간으로 사건의 주된 시간을 한정했다.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폴 워커의 유작으로 이달 중순 개봉하는 ‘아워즈’는 포스터 문구가 ‘허리케인에 맞선 48시간의 사투’다. 주인공 놀런은 재난 속에 태어나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딸 때문에 허리케인에도 피난을 가지 못하고 고립되는데, 전력이 끊긴 마을에서 수동발전기로 돌려도 인공호흡기의 최대 충전시간은 3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짧은 시간동안 놀런은 구조팀을 부르고, 딸의 약을 구해오고, 목숨을 위협하는 범죄자들까지 물리쳐야 한다.

이런 작품들을 보다 보면 사건과 싸우는 건지, 시간과 싸우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특정한 사건의 결정적인 순간을 압축해 들여다보고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라는 무형의 공포와도 맞서다보면 극의 긴장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드라마 장르에서 다뤄지는 ‘시간’은 다분히 철학적이다. 시간을 되돌려 원하는 사랑을 얻고, 찬란했던 인생의 어느 한순간에 머물며,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을 다시 산다. 여기에는 대가가 따르는 것도 보이지 않는 공식 중 하나다. 300만 관객을 돌파한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은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참행복의 의미를 깨닫는다. “인생은 매일매일 사는 동안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여행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어바웃 타임’의 마지막 대사가 드라마에서의 ‘시간’ 활용법을 말해준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며, 또 무엇을 갈구하는지 ‘시간여행’을 통해 말해준다.

일반적으로 시간여행은 1895년 공상과학 소설 ‘타임머신’ 출간을 시초로 본다. 1985년 영화 ‘백 투 더 퓨처’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보편화됐다.

시간의 변화는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등장한 이후 시간과 공간이 시공간의 개념으로 달라진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최근 국내에서 ‘시간’이라는 무형의 소재를 가장 잘 활용한 대중문화 콘텐츠로는 ‘별에서 온 그대’를 꼽을 수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판타지에 로맨스 드라마, 범죄 스릴러가 뒤섞인 복합장르드라마다.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은 외계에서 온 남자로 400년을 지구에서 살다가 고향별로 돌아갈 날을 30여 일 앞두고 운명과도 같은 여인 천송이(전지현 분)를 만난다. 어디론가 떠난 도민준은 시공간을 오가는 웜홀을 왔다갔다하면서 연인 천송이 곁에 머문다. ‘별에서 온 그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는 “시간의 흐름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공간이 달라져 볼거리가 늘어나고 이야기가 확장된다”며 “새로운 가능성은 판타지 장르에서 ‘시간’을 활용하는 원동력이 됐고, 당분간 그 활용법이 다양할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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