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속살]"문 열면 보이는 거울, 정말 나쁜가요?"

"현관문 마주보는 거울, 복 달아나게 해" 속설
김두규 교수 "현관문은 기쁨의 통로, 거울은 반사 의미"
풍수지리전문가 "현관문, 사람의 '입'과 같아"
  • 등록 2020-02-29 오전 12:30:00

    수정 2020-02-29 오전 12:30:0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우리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미역국을 먹지 않습니다.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고 믿고요. 우리도 모르게 익숙해진 속설.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속설들을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고 우리가 왜 믿어야 하는지를요. 김 기자의 ‘속살’(속설을 살펴보는)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이사 경험이 많거나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거울’이 보이면 질색한다.

TV조선 ‘광화문의 아침’ 영상 캡처.
이는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언급됐다. 이사만 20번 넘게 해봤다는 개그맨 황제성은 MBC ‘구해줘! 홈즈’에서 “현관문 열자마자 거울을 마주 보면 복이 달아난다”고 말했다.

이 속설을 모르고 ‘멋’ 때문에 현관 곳곳에 거울을 도배한 이도 있었다. 방송인 송도순은 JTBC ‘대한민국 교육위원회’에서 “거울 붙이는 게 유행일 때가 있었다. 그러면 집이 좀 넓어 보인다. 그래서 현관 쪽에 붙였다. 문을 딱 열면 멋있다. 그런데 그게 나쁘다고 하더라. 남편 회사 문도 닫고, 내가 하는 방송 파트너도 ‘진짜 이런 인간이 있을까’ 싶은 사람만 만났다. 그런데 어떤 분이 오셔서 ‘현관에 거울 붙이는 바보가 어디있냐’라고 하더라. 그거 떼고 나서 그런지 몰라도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JTBC ‘대한민국 교육위원회’ 캡처.
외출 전 신발까지 딱 신고 거울 앞에서 마무리 점검을 하면 편하고 좋을 텐데, 왜 현관문을 마주 보는 거울은 좋지 않다는 걸까.

먼저 ‘현관’의 의미를 살펴보자. 지금은 ‘현관문’이라고 하지만 옛날에는 ‘대문’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썼다. 과거 대문은 집주인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였다. 대문으로 집주인의 신분과 지위를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현관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되는 ‘거울’이 ‘반사된다’라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풍수에 관한 속설은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한다”며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사람이 사는 곳은 나쁜 것을 막아주고 항상 행복해야 한다. 집의 문은 기쁨, 부, 명예의 통로다. 만약 현관과 마주 본 곳에 거울을 두면 기쁨, 부, 명예가 반사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사진=광주MBC 방송 캡처)
풍수지리전문가 신석우씨도 이데일리에 ‘현관문’은 사람의 ‘입’이고 집의 ‘화장실’은 사람의 ‘항문’과 같다고 말했다. 맛있고, 좋은 건 입으로 들어가고 더러운 건 항문으로 배설된다는 뜻이다.

신씨는 “거울은 반사의 의미를 지닌다. 좋은 기운을 갖고 집에 들어갔는데 바로 거울 마주한다면 좋은 기운이 그대로 반사돼 빠져나간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거울을 활용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집 방향이 좋지 않다거나 대문을 열었는데 집 앞에 화장장, 장례식장 등 기피시설이 있다면 현관과 마주보는 곳에 손바닥보다 작은 거울을 두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관문에 달린 ‘종’도 의미가 있다. 신씨는 “우리가 보통 현관문에 ‘종’을 다는 것은 집의 나쁜 기운들이 종소리와 함께 물러간다는 의미”라며 “황금종을 매달면 종소리가 들릴 때마다 재물이 늘고 좋은 기운이 상승한다는 뜻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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