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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에서는 마지막 기회마저 배신한 이태오(박해준 분)의 기만에 지선우(김희애 분)가 매서운 칼날을 빼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거침없이 낙하하던 지선우가 감정의 밑바닥을 찍고 변화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전개를 예고했다.
다정한 이태오와 지선우를 눈앞에서 본 여다경도 편할 수는 없었다. 지선우와의 관계를 정리하라고 통보했지만 이태오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여다경은 지선우의 병원을 찾아왔다.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는 지선우와 여다경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충격은 이태오의 배신에서 멈추지 않았다. 여다경이 임신 중이었던 것. 임신 테스트 결과를 눈앞에서 확인한 지선우는 가까스로 감정을 억눌렀다. 혼란스러운 지선우는 민현서(심은우 분)를 찾아갔다.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 분)에게 또 데이트폭력을 당하고 있던 민현서를 이번에는 외면하지 않고 구한 지선우는 민현서가 머물 숙소까지 마련해주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타인을 불행에서 구하는 일에는 단호하고 현명한 지선우지만, 자신의 불행 앞에서는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었다. 지선우는 “여자 있으면 사실대로 말해달라. 솔직히 인정하고 깨끗이 정리하면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거짓말은 용서 못 한다”고 이태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하지만 그는 지선우를 신경과민으로 몰아가며 “나한테 여자는 지선우 하나밖에 없다”고 기만했다. 이태오의 바닥을 본 지선우가 자신의 불행에 맞서기 시작했다. 지선우는 설명숙을 이용해 여다경의 임신 소식을 이태오에게 전했다. 설명숙의 전화를 받은 이태오는 지선우를 지나쳐 집을 뛰어나갔다. 문을 열고 부부의 세상을 나간 이태오와 남겨진 지선우, 둘 사이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되고 있었다.
혼란과 불행에 대처하는 지선우, 여다경, 민현서의 선택도 이목을 끈다. 어떻게든 가정과 부부라는 관계를 지키려던 지선우는 이태오의 끝을 본 이후 설명숙을 이용해 이태오를 움직였다. 여다경은 지선우를 찾아갔다. 지금은 이태오의 사랑을 독점하고 있다고 자신한 여다경이지만, 지선우의 여유와 우아함을 부러워했다. 지선우와 여다경은 서로의 대척점에서 복잡한 감정을 주고받게 됐다. 지선우와 민현서의 관계도 의미심장하다. 남자친구의 데이트폭력에도 “걔 나 아니면 받아줄 사람 없다. 내가 꼭 괜찮은 남자로 만들겠다”라고 감싸는 민현서는 이태오를 괜찮은 남자로 만들어줬던 지선우의 행동을 일부 투영하고 있었다. 사랑에 배신당한 지선우, 사랑에 빠진 여다경, 그리고 사랑 때문에 불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현서까지. 세 사람이 주고받을 감정과 관계,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전개에 만만치 않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