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세상에] '순결한 여성이 똑똑한 아이를 낳는다?'…中 중학교의 황당 포스터

학교 운동장에 "女 노출심한 옷·男 자위행위 안돼" 포스터
SNS서 "부적절한 성 고정관념 심어줘"·"시대 뒤쳐져" 뭇매
지역 주민이 무단으로 부착해
  • 등록 2020-08-02 오전 12:05:00

    수정 2020-08-02 오전 12:05:00

허난성 지푸중학교 운동장 벽에 붙은 포스터 (사진=글로벌타임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순결한 여성이 똑똑한 아이를 낳는다’는 내용의 황당한 성교육 포스터가 붙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허난성 지푸중학교 운동장 벽에 대형 성교육 포스터가 붙었다.

교복 입은 남녀 학생이 그려진 해당 포스터에는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여성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말아야 하며, 결혼 전에 성관계를 갖고 낙태하는 행위 등을 근절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남편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도 적혔다.

특히 여성들의 순결이 아이의 지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포스터에는 “정숙하지 않은 여성들이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를 낳았다”고 적혀있다.

또 남성들에게는 자위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자위행위를 하는 남성은 가난하고 초라한 생활을 하게된다는 주장이다. 또 이 행위를 지속하면 인생에 눈을 뜨지 못한다는 경고도 담겼다.

해당 포스터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공유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포스터의 내용이 지나치게 구시대적일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성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교육당국에 포스터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조사 결과 이 포스터는 지역 주민 씽이 무단으로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현지 교육당국은 곧바로 포스터를 제거했다.

학교 교장 치아오 시핑은 “마을이 운동장을 관리했고 벽에 설치되는 광고도 담당했다”며 “학교와는 관계없는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베이징의 여성 비영리단체 웨이핑의 펑 위안 이사는 “포스터의 내용은 고정관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매우 터무니없다”며 “여성의 성을 경시하고 과도한 성적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사회 전반적으로 성교육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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