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 빅펀드 회수에 투심 '흔들'…"옥석가리기 필요"

4월 SMIC 홍콩 상장주 1억주 매도에 지수↓
中반도체기금, 관련 기업 지분 축소 잇따라
"中증시 주춤한데 기금 매도까지 덮쳐 우려"
"1기 펀드 정상회수 단계로 중장기 성장흐름 지속"
"기술력·점유율 키운 내실 기업보고 투자판단"
  • 등록 2021-04-20 오전 12:20:00

    수정 2021-04-20 오전 6:29:31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국가직접회로산업투자펀드(CICF·이하 중국반도체기금)가 자금 회수기를 거치면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중신궈지(SMIC) 등 일부 반도체 기업에 대한 매물이 대거 나오고 있다. 이에 이들 기업의 주가도 흔들리고 있지만 중장기 계획에 따른 단계적 수순으로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보다는 기업별 펀더멘털을 보고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 SMIC 사업장.(사진=SMIC)
中증시 흐린데 기금까지 ‘팔자’…4월 SMIC 1억주 매도

19일 중궈지진바오에 따르면 중국반도체기금은 이달 들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SMIC 주식 1억주를 매도했다. 지난 12일에 14억600만위안 규모의 5500주를 매도, 9일에 11억7700만위안 규모의 4500만주를 매도했다. 이에 기금의 SMIC 보유 지분은 1.26%(약 25억8300만위안) 빠졌다. 한화로 약 442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부터 연초까지도 세 차례에 걸쳐 SMIC 보유 지분을 2.53%(62억7500만위안)를 줄인 바 있다.

앞서 중국반도체기금은 징팡테크놀로지 주식 189만1900주를 지난 달 초부터 약 한 달간 매도해 지분율을 8.44%에서 7.44%로 줄였다. 같은 기간 자오이이노베이션의 지분은 약 1%까지 줄였다. 베이도우싱의 주식은 지분 2%에 달하는 1015만주를 이달 7일부터 향후 6개월동안 매도할 계획이다. 이밖에 타이지인더스트리, 창지앙일렉트로닉스테크놀로지, 안지에크놀로지 등 지분을 줄일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2014년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해 1387억위안(약 23조8000억원) 규모의 1기 펀드를 조성했다. 이 투자 계획은 투자-회수-연장 순으로 각 5년씩 15년간 진행된다. 1기 펀드는 5년에 걸쳐 투자를 마치고 2019년 말께부터 회수기에 들어가면서 대상 기업들의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이후 2019년 10월에는 1기보다 늘어난 2041억위안(약 35조원) 규모의 2기 반도체 펀드를 새롭게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반도체기금의 대량 매도 기업 종목들을 보유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가 미·중 갈등, 당국 반독점 규제 우려, 유동성 등을 이유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대량 매도가 더해져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는 지난 주에도 하락·보합 마감했다. 지난 12~16일 중국 증시 주요 지수를 살펴보면 상해종합지수는 0.7% 감소한 3426.6, 심천종합지수는 0.7% 내린 2220.2, 차이넥스트 지수는 보합인 2783.4에 마감했다. 이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와 다우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국내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3200선에 근접하는 등 상승세를 탄 것과 대조되는 분위기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중국 증시 수급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SMIC 등 대형주에 대한 대량 매도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 회수로 투자구조 최적화…기업 펀더멘털 큰 영향 없을 것”

전문가들은 중국반도체기금이 회수하는 동안에는 일시적인 주가 리스크를 면하기 어렵지만,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1기 펀드가 정상적으로 회수되는 단계적인 흐름이라는 평이다. 자금을 발판 삼아 기술력 측면에서 성장하는 중장기적인 흐름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각 기업의 펀더멘털을 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2기 펀드 자금이 1기 펀드 자금 회수에 대한 영향을 일부 상쇄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수기에 어떤 속도로 어떻게 매도할지에 대한 가이던스는 없는 상황이지만 상황에 따라 속도조절이 있을 수 있다”며 “업황이 좋더라도 일시적 매도세는 투자심리와 주가에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이는 정상적으로 1기 펀드가 회수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자립에 나서는 중국 정부의 지원방향은 확정적이기 때문에 주가에는 부정적이지만 큰 방향에서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것”이라며 “1기 펀드가 회수되는 동안 2기 펀드에서 관련 기업들로 자금이 이동하면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위에카이증권(YUEKAI SECURITIES)은 이와 관련 “대규모 펀드자금 감소는 일상적인 작업으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축소시킬 수 있지만, 각 기업 운영과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1기 빅펀드 설립 이래 반도체 기업들은 큰 수익을 올렸고, 단계적으로 투자 구조가 최적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반도체 자립은 중장기 흐름…차기 펀드조성 주시”

또 2기 펀드 투자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3기 펀드에 대한 소식도 흘러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미·중 분쟁 국면에서 이전처럼 펀드 조성을 대외에 크게 드러내지 않고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 연구원은 “1기 펀드 계획이 마무리 되면 3기 펀드 관련 내용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갈등 국면에서 예전처럼 드러내놓고(대대적 발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투자 전략에 있어서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에 따라 유망 종목을 가리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그간 정부 정책을 발판 삼아 덩치를 키웠던 중국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도 내실을 키운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실적에서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앞으로 정책적인 지원보다는 실적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중국 정책보다는 반도체 산업 내에서 기술력 있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된 기업을 보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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