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타겟별 MTS 내놓는다…비대면 WM 정면승부

타겟 세분화해 맞춤 서비스 플랫폼 출시…5·6·7월 목표
주식초보자·중수·고수·전문투자자별 니즈 집중 공략
빅테크 출현에 비대면 서비스 차별화해 시장 선점
핀테크사 제휴·마블 조직 강화해 '디지털혁신' 속도
  • 등록 2021-05-06 오전 2:30:00

    수정 2021-05-06 오전 2:3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KB증권이 ‘테크 혁신’을 통해 투자자 타겟별 맞춤 플랫폼을 출시한다. 주식 입문자부터 중수, 고수, 개인 전문투자자별 각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해 필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업체들의 출현 속 비대면 서비스를 차별화해 자산관리(WM)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상반기 대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마블(M-able)’ 외 신규 비대면 플랫폼을 잇달아 선보이고 전 투자자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본격화한다. 내부적으로 기존 마블의 타겟은 ‘고수’로 두고, ‘중수’를 위한 미니 버전 MTS를 6월 말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KB증권-줌인터넷의 합작법인 프로젝트 바닐라는 이달 말이나 6월 주식 입문자를 아우르는 MTS ‘바닐라’(가칭)을 출시한다. 전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는 7월 말 목표로 준비 중이다.

(사진=KB증권 공식블로그)
바닐라 앱의 주요 타겟은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20·30대다. 복잡한 금융상품 속 소비자를 보호해주는 정책 ‘플레인바닐라’ 철학에서 쉽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가치투자, 트렌드에 집중했다. 주식 매매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공하며 선물·옵션 등 고위험 상품군은 취급하지 않는다. 사용자 니즈를 반영한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점차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주식 입문자와 함께 성장한다’는 컨셉에 맞춰 새 투자 습관 제안, 관심 분야 탐색, 가치 투자를 돕는데 중점을 뒀다. 네이버, 유튜브에 검색해야 하는 어려운 용어와 투자 방법 대신 쉬운 용어와 트렌디한 정보, 그래픽으로 구성했다. 기존 사고방식을 깨는 테크 혁신을 위해 개발 과정에서도 증권사 개입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젝트바닐라 수장인 구대모 대표이사는 토스와 카카오페이에서 신규 사업 업무와 투자 총괄을 맡던 인물이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협업은 지속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바닐라는 투자자, 증권사 사이의 매개 역할인 만큼 자체 증권사 설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 카카오페이와는 차이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기존 주식계좌가 있는 사용자는 새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된다. 철저히 사용 편의성에 초점을 둔 플랫폼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기존 증권 거래 플랫폼에 없었던 이커머스 작동원리를 일부 차용한 새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바닐라 앱이 초보 투자자를 아우른다면, 6월 말을 목표로 준비 중인 KB증권의 새 MTS는 내부적으로 ‘중수’를 겨냥했다. 기존 마블 앱의 미니 버전이다. 주린이에서 벗어나 더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층의 입맛에 맞췄다. 그러면서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한층 간편하고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앱은 마블 대비 간결화한 정보를 쇼핑몰처럼 제공해 투자자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마블 앱에서는 실시간 방송, 장중 투자정보, 프라이빗뱅커(PB)와의 상담을 지원하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인 프라임클럽 등이 운영되며 정보 전반을 폭넓게 망라하고 있다.

KB증권의 MTS 등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는 ‘마블랜드트라이브(M-able Land Tribe)’ 조직이 총괄한다. 지난해 3월 SK플래닛 11번가에서 영입된 하우성 상무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올 들어 여의도 파크원빌딩에 ‘마블스퀘어’로 불리는 별도 스마트오피스로 자리를 옮겼다. 유연한 근무환경과 수평적 기업문화를 통해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3월 채용한 디지털 인재들 중 일부도 마블 조직에 추가 배치됐다.

아울러 KB증권은 개인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CFD 서비스를 7월 말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CFD 시장은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확대되다가 대형 증권사들도 도입에 나서고 있다. 2019년 말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 데 이어 이달부터 CFD 계좌 수익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서 자산가들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쓰인다는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게 됐다.

회사는 사내 벤처를 통해 CFD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전문투자자 플랫폼을 개발, 분사까지 염두에 두고 올 3월 말에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한국계 헤지펀드 아케고스 빌 황(황성국) 사건이 터지면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CFD는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 레버리지가 가능한데, 빌 황이 유사 방식으로 반대 매매를 당하면서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B증권은 공격적인 레버리지를 제한하기 위한 방침을 논의 중이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KB증권이 이처럼 타겟을 세분화해 투자자층을 공략에 나서는 것은 빅테크 업체의 증권업 진출과 2030 테크핀 서비스 이용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닐라는 초보자, 마블의 미니버전 앱은 중수, 마블은 고수를 타겟으로 삼아 각 플랫폼별로 집중 공략한다는 게 내부 구상이다. 여기에 전문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하는 모습이다.

WM 부문을 이끌고 있는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주력해왔다. 금융투자의 문턱을 낮춰 고객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빅테크 업체와의 제휴, 업계 최초 구독경제 모델 자산관리 서비스 ‘프라임클럽’, 환전 수수료 없이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도 예다. 그는 지난해 10월 “빅테크·핀테크 기업 출현, 금융 환경 및 제도와 소비자 수요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KB증권의 영업이익은 5788억원으로, 위탁영업·자산관리 부문(3046억원) 비중(52.6%)은 절반을 넘어섰다. 1분기에는 비대면 개설 주식계좌 수와 비대면 자산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KB증권의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수는 전년 대비 235% 늘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지난해 비대면 자산은 4분기(241%)까지 매분기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 234% 증가했다.

KB증권 고위 관계자는 “비대면 시대에 맞춰 투자자들이 필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사용가능한 신규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 출시해 마블의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라며 “틀에서 벗어나 대담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조직에도 유연성을 강화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외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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