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 멈출 명분 없는 우크라戰 장기화…유럽 빠른 쇠퇴”

[신년 인터뷰]왕이웨이 인민대 교수②
“러, 전쟁 멈출 명분 없어”
“유럽 쇠퇴 가속화, 美·中 기회로”
  • 등록 2023-01-04 오전 5:00:00

    수정 2023-01-04 오전 5:00:00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해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였다. 1년 가까이 전쟁이 지속되면서 정치적으로는 미·중 갈등과 맞물려 진영 간 대립이 심화됐고, 경제적으로는 에너지·식량 가격이 급등했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중국 외교전략 전문가인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이상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전쟁 시작 당시만 해도 단기간 내 압승을 장담했던 러시아였다. 초창기 러시아에 주요 지역을 빼앗기는 등 열세에 몰렸던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 서방의 지원 등에 힘입어 전세를 뒤집었다. 그렇다고 해서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의 동진(東進), 돈바스 등 분쟁 지역의 ‘탈나치화’를 이유로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가 이를 중단할 수 있는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무기 사용까지 시사하고 있다. 왕 교수는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이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 전쟁은 유럽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미국 등 서방은 전쟁 발발 이후 대러 제재에 나섰으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은 에너지 대란에 빠졌다. 이번 전쟁으로 안보 위협을 느낀 독일, 덴마크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 증액에 나섰다. 전쟁 여파로 국방비, 난민 예산, 전기 보조금 등 예산을 늘린 유럽 국가들의 재정 부담은 커졌으며, 가뜩이나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에 서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왕 교수는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전반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유럽은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두 강대국(미국과 중국)과 그 외 국가들의 격차를 더욱 벌려 두 나라를 더욱 부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과 중국에 득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NATO 회원국에 수출한 무기는 280억달러(약 35조원)로, 전년(144억달러) 대비 약 2배 늘었다. FP는 유럽 안보 지형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시 주석에게 군사적 협력 강화를 제안하는 등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피해 중국과 더욱 긴밀한 정치, 안보, 경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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