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남녀갈등 그만…“설 차례상 전 안부쳐도 됩니다”

10명 중 9명 “차례상 음식 간소화해야”
설 앞두고 성균관 차례상 간소화 방안 제시
“조상 기리는 마음, 음식 수에 있지 않아”
  • 등록 2023-01-22 오전 7:40:45

    수정 2023-01-22 오전 7:40:4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정도면 됩니다.”

명절 차례상 준비가 가족 간 갈등 요소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이하 성균관)가 지난해 추석 때처럼 설을 앞두고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제시했다. 불필요하게 많은 차례 음식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명절 스트레스가 되고 가족 간 불화 요인이 된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 명절 차례상 준비는 명절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지난해 인크루트가 성인 남녀 84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10명 중 6명(60.0%)이 명절 행사 가운데 가장 스트레스이자 부담인 점으로 ‘전 부치기 등 차례상 차리기’를 꼽았다.

명절 차례상 간소화 표준안(그림=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제공).
성균관은 ‘시대에 맞는 유교’를 표방하며 차례상 간소화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발표한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에 따르면, 송편 대신 떡국을 설 차례상에 올리는 것만 빼고는 진설하는 음식의 가짓수와 위치가 지난해 발표된 추석 차례상 진설도와 같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인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은 “아직도 많은 분이 차례와 제례를 혼동하는 것 같아 다시 말씀을 드린다”며 “성균관은 궁극적으로 가정불화나 남녀 갈등, 노소갈등이 없는 행복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이 이날 공개한 차례상을 보면, 과일이 4∼6종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단출한 밥상과도 같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그만 둬도 된다는 것이다.

과일 종류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편하게 고르면 된다. 성균관은 ‘홍동백서(紅東白西·제사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밤·배·감)’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이라고 선을 그었다. 가족과 상의해 좋아하는 것은 상에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지방(紙榜) 대신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도 된다. 차례와 성묘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는 가족이 의논해서 정하라고 성균관은 덧붙였다.

세배나 절을 할 때에는 양손을 배꼽 부근에 겹쳐 모으는 ‘공수’ 자세에서 시작한다(그림=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세배를 할 때는 공수(拱手)를 한 후에 절을 하면 된다. 공수는 전통 예절에서 손을 배꼽 높이에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다. 남자는 왼손이,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간다. 덕담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먼저 한다. 이후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건강 기원 등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예법에 맞는다고 성균관 측은 설명했다.

성균관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차례상 간소화를 제안할 때 보여준 차례상에 밤, 사과, 배, 감이 있었는데 이는 예시일 뿐 특정 과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차례상에 이것도 올려도 됩니까, 저것도 올려도 됩니까’ 혹은 ‘전을 좋아하는데 왜 하지 말라고 하느냐’는 질문이 나온다”며 “과일의 가짓수나 종류, 전을 포함해 간소화를 기준으로 가족과 상의해서 좋아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 문제로 제사 갈등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집안 문제라서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면서도 “거의 모든 종교에서 나름대로 조상을 숭배하는 의식을 진행하고 있으니 가정환경에 따라서 논의해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성균관이 이번에 제안한 것은 명절 약식 제사인 차례에 관한 것이며 정식 제사를 어떻게 할지는 유림과 국민 의견을 묻고 연구해 오는 9월쯤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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