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PP 탈퇴, 국내 섬유·의류 업체에겐 '철퇴'

한세실업 등 의류·섬유업체 美 의존도 85% 이상
업체들, 美 TPP 탈퇴에 기대 수익 사라져 신규 투자 보류
  • 등록 2017-02-06 오전 5:00:00

    수정 2017-02-06 오전 8:18:36

한세실업 베트남 공장 노동자들. 사진=한세실업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한세실업(105630)과 같은 국내 의류·섬유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경제통합을 위한 무역협정으로 미국과 베트남, 일본 호주, 칠레 등 12개 회원국 사이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베트남은 TPP 덕분에 미국에 의류제품을 수출할 때 17%의 관세 면제를 받을 수 있어 이를 노린 국내기업들이 많았다.

한세실업은 2001년 베트남에 첫 진출해 기반을 다져왔다. 2013년에는 제3공장까지 문을 여는 등 베트남은 한세실업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자리잡았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연간 2억 장의 옷을 만들며 전체 생산물량의 60%를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전체 미국 의류수출량의 7%에 해당한다.

한세실업에 있어 미국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한세실업의 주요 고객은 나이키(NIKE), 갭(GAP)과 같은 미국 의류브랜드이며 전체 수출의 85%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아직 TPP가 발효되기 전인 만큼 실적에는 타격이 없는 상황이지만 TPP탈퇴가 발효되면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한세실업은 이 위기 극복을 위해 생산 기지와 바이어 다변화 등 출구전략을 고민하고있다. 한세실업은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생산법인의 매출 비중을 50%로 줄이고 인도네시아와 중남미 비중을 각각 25% 수준으로 끌어올려 ‘생산거점 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을 통해 2023년 30억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아이티공화국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자리한 소나피 공단에 22개 라인 규모의 첫번째 공장을 인수해 약 1200~1300명 규모의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4개 공장, 82개 라인, 약 5000명 생산인력 규모의 공장으로 한세실업의 차세대 생산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한세실업뿐 아니라 베트남에 둥지를 튼 의류·섬유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류·섬유업계는 노동집약적 사업이기 때문에 2000년대 초중반부터 베트남에 앞다퉈 법인을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확대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미국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물산(007980)은 현재 베트남에 9개 공장을 운영중이며 지난해에는 호치민에 새 사무실을 여는 등 사업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태평양물산 역시 미국 수출이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한다. 태평양물산은 “미국의 동향을 지켜보는 가운데 2018년 발효 예정인 EU-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 수혜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자사의 최대규모 단일 섬유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효성은 최근 5년 동안 현지에 6억6000만달러(한화 7570억원)을 투자했지만 미국의 TPP 탈퇴로 위기에 봉착했다. 이밖에 세아상역, 영원무역(111770),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 신원(009270) 등 업체들 역시 미국 TPP 탈퇴에 따라 신규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송하연 HMC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투자가 보류될지는 모른다”며 “하지만 섬유업체가 베트남으로 몰리면서 원사업체들도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런 시너지 때문이라도 베트남에 진출한 의류·섬유기업의 성장성이 급격히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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