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최종금리 안 간다…만장일치 대신 매·비둘기 더 싸워야"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 긴급인터뷰]②
"연준, 지난해 3월보다 금리 인상 더 빨랐어야"
"최근 인플레 '뚝'…연준 내 많은 논쟁 있어야"
"매파들이 불황 몰 수도…인상 중단 논의 필요"
  • 등록 2023-03-21 오전 12:05:10

    수정 2023-03-21 오전 7:24:1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안에서 매파와 비둘기파가 더 논쟁해야 할 때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과 함께 발을 맞추는 것도 좋지만, 지금 시점에서 만장일치 결정은 없어야 합니다.”

앨런 블라인더 전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사진=미국 정치·사회과학 아카데미 제공)
세계적인 경제 석학인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화상 특별인터뷰에서 ‘연준에게 최근 통화정책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블라인더 교수는 1994년 6월~1996년 1월 연준 부의장으로 일했던 ‘대선배’다. 당시 ‘마에스트로’ 앨런 그린스펀 의장과 함께 미국 경제를 이끌었던 빅샷이다.

그가 최근 연준의 만장일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비판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블라인더 교수가 인용한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11.2%(계절조정·연율환산) 폭등했다. 그러나 하반기는 1.9% 로 연준 목표치(2.0%)를 하회했다. 반기 기준으로 보면 2020년 상반기(-0.8%) 이후 가장 낮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8.0%, 2.1%를 기록했다. 블라인더 교수는 “연준이 할 일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지 경제를 침체로 모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파월 의장을 따라 목소리가 큰) 매파들이 경제를 불황으로 몰고 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 연장선 상에서 금리 인상 중단 논의도 얼마든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앨런 블라인더 전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프린스턴대 석좌교수)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분명한 하락 추세에 있다”며 “최종금리가 6%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


“연준 최종금리 6%까지 안 간다”

-지난 1년 연준 정책을 어떻게 보는가.

△연준은 (지난해 3월보다) 금리 인상을 훨씬 더 빨리 시작했어야 했다. 그것은 실수였다. 그 이후 그들은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렸다. 시작이 늦었으니 빠르게 따라잡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는 파월 의장이 그렇게 한 것에 대해 많은 신뢰가 있다. 그 이후 소통과 투명성 측면에서도 잘해낸 것 같다.

-연준에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은가.

△연준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모두 예상한 그대로였다. 그러나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somewhat) 완화했다는 문구는 너무 온건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이 뚝 떨어졌는데, 연준은 이것을 무시했다. 지금은 더 많은 이견들이 나와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내 얘기는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사라졌다는 게 아니다. 지금 시점에 적어도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FOMC 내부에서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 훨씬 더 많은 논쟁이 있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매파들의 목소리가 커져) 경제는 바로 불황에 빠질 수 있다.

-6% 이상 최종금리를 올릴까.

△그렇지 않다. 연준은 (현재 4.50~4.75%에서) 금리를 더 올릴 것이다. 이럴 때 시장은 극단으로 움직인다. 어떨 때는 너무 낙관적이고, 또 어떨 때는 너무 비관적이다. 시장이 원래 그렇다. (수치가 높게 나왔던) 올해 1월 물가 보고서(CPI, PCE 등)를 보면 ‘아, 연준이 6% 넘게 올리겠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겨우 한 달이다. 나는 지금 인플레이션의 분명한 하락 추세를 보고 있다. 6%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높은데.

△그렇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것이 마치 놀라운 일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을 보면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항상 상품 인플레이션보다 높았다.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 때문이다. 기술은 좋은 가격을 만든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그렇지 않다.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요즘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서비스 물가가 주거비인데, 신규 임대료 상승률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단기간에 빠르게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임대료 물가는 내려갈 것으로 본다.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일한 시나리오는 올해 매우 심각한 경기 침체(nontrivial recession)에 빠지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은 하겠지만, 나는 그 반대편에 베팅하겠다.

“금리 인상 중단 논의 가치 있다”

-2%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바꾸자는 주장이 있다.

△나는 목표치를 3.0~3.5%로 하는데 호의적이다.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 이른바 ‘제로 하한’(zero lower bound)에 도달하기 전에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를 더 많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목표치를 높이는 것은 시장과 대중에 대한 중앙은행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지금 연준 내부에서는 그것을 논의도 하고 있지 않다. 2% 목표치를 달성한 이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꽤 논쟁의 여지가 있고, 나는 그것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다. 그런데 지금 (목표를 이루지도 못한 상황에서) 3%로 올린다면, 또 인플레이션이 왔을 때는 다시 4~5%로 상향할 것이다.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연준의 공격 긴축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정책을 할 때 미국 외에 세계 전반의 경제 상황까지 검토하는가.

△아주 조금 그렇다.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 외 나머지 지역과의 수출입, 금융시장 움직임 등이 미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준은 그것을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고, FOMC를 할 때마다 그와 관련한 광범위한 보고서를 받는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연준은 법에 정해진 책무(mandate)가 있다. 미국 경제의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다. 내가 연준에 있었을 때 역시 비슷한 물음이 있었는데, 나는 그때 ‘우리가 미국 외 경제까지 고려한다면 그것은 법률 위반이다’라고 말하고는 했다. 미국 경제를 보는 게 우선이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를 전망한다면.

△잘 모르겠다. 내가 연준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금융 분야에서 예측 불가능성을 순위로 매긴다면 가장 위에 달러화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 달러화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미리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미국인들은 달러화 가치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인들은 달러화와 원화의 가치 차이에 예민하겠지만, 미국인들은 달러화 가치 자체를 잘 모른다.

앨런 블라인더 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학사 △런던정경대 경제학 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박사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프로몬토리 파이낸셜그룹 공동 창업자 △프린스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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