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서혜진 국장 "임영웅 편애 논란 억울…투표 검수만 수차례" [인터뷰]②

"임영웅은 끝판왕, 영탁은 보석, 이찬원은 원석"
"투표 집계 지연 컴퓨터 에러 때문…검수만 3번 이상"
"문자투표 열풍 보며 세대통합 실감"
  • 등록 2020-03-27 오전 8:00:00

    수정 2020-03-27 오전 8: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새로운 쇼는 계속될 겁니다 여러분.”

TV조선 예능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은 지난 12일 결승전 35.7%로 종합편성채널은 물론, 지상파에서도 10년 가까이 기록하지 못한 시청률로 예능 프로그램의 새 역사를 썼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 음악 시장에서 소외돼 있던 트로트 장르가 주류로 입성하고 지상파 예능, 각종 공연까지 트렌드를 옮아가게 하면서 ‘트로트 코인’이란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프로그램 출연자들도 ‘미스터트롯’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공중파를 비롯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 러브콜이 쇄도하는가 하면 이들이 부른 노래가 주요 음원사이트 차트 상위권에 랭크하며 주목받고 있다.

‘대국민 예능’으로 우뚝 선 만큼 논란과 위기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결승전 방송에선 시청자 문자투표가 773만 건 이상이 몰려 투표 집계가 지연됐고 최종 결과 발표를 연기하는 방송 사상 초유의 사고가 빚어졌다. 일부 다른 출연자들 팬덤 사이에선 점수 산정 방식, 편집, 연출상 특정 출연자를 편애한다는 원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을 맡아 전두지휘한 서혜진 TV조선 국장은 이데일리와 만나 프로그램 종영 소회와 함께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 향후 계획을 솔직담백히 털어놨다.

서혜진 TV조선 제작본부 국장. (사진=TV조선)


아래는 서혜진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①에 이어)

- 잘 나가다 마지막회 결승전에서 투표 집계 지연이란 방송 사상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정신이 많이 없으셨을텐데.

△사고라기보다는 긴박한 사건이었다 저희에게는. 거의 모두가 패닉 상태였다. 커트를 넘기는 PD도 정신이 없었고 데이터를 받는 업체에 있던 저희들도 멘붕에 빠졌다. 당시 MC를 맡던 김성주씨가 무엇보다 당황하셨을 거다. 그런데도 담담하게 경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최대한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까지 저희의 의견들을 담아 깔끔히 이야기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다.

- 투표 발표를 뒤로 미루고 다음날 긴급 생방송 편성을 결정했던 이유는?

△시청률이 높아질수록 매의 눈으로 바라봐주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아지셨다. 팬덤분들의 피드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반영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각종 논란과 별개로 저흰 커트 하나, 노래 한 구절 까지도 논란이 될 요소들을 사전에 조율, 차단하려 노력했다. 사실 투표 집계 지연된 건 서버 다운 때문은 아니었다. 컴퓨터 프로그램 자체에 에러가 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안다. 저희는 1000만콜 정도까지 몰릴 것을 예상하고 사전 집계 준비를 했었다. 프로그램 에러를 겪으며 현실적으로 당장 집계가 불가능하단 걸 알고 나서는 빨리 결과를 발표해야겠다기보다 늦어진 이상 공정성을 위해 검수를 더 깨끗하게 해야겠다는 결심이 강하게 섰다. 유효표 검증 작업만 세 번 넘게 돌렸다. 심지어는 토요일 생방 때도 생방 들어가기 전에 두 번을 더 돌렸다 이 결과가 맞는지.

- 대국민응원투표 비율과 점수 산정 방식을 둔 일부 팬들의 원성도 많았다.

△사실 응원 투표는 말 그대로 응원이라 생각하고 팬덤의 규모로 결정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결승전 한 무대의 승패를 팬덤의 숫자로 좌우한 건 공정성에 어긋난다 생각했다. 그래서 마스터(심사위원)들 점수 비중을 50%로 가장 높게 잡고 현장 대국민 문자투표를 30%, 온라인 대국민응원투표로 20%로 낮게 잡은 게 있다. 대국민응원투표의 점수 차등을 10점씩만 둔 것도 팬덤의 규모로 실력자의 실력이 묻히지 않게 공정성을 확보하기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부분을 높게 뒀어도 그 부분은 그 부분대로 여러 지적이 제기됐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장 반응이 가장 중요하며 냉철하다고 판단했다. 마스터들이야말로 현장에서 이들의 실력을 몸소 체험하고 들으시는 분들이지 않나. 그 분들의 판단이 가장 냉철할 거라 생각했다.

- 무효표가 되지 않기 위한 사전 공지 등이 없었다는 원성도 적지 않다. 특히 문자 투표에 익숙지 않은 부모님 세대 시청자분들이 무효표 실수로 상당히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셨다.

△무효표는 정말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망을 지니고 문자 투표에 참여해주신게 고맙고 감사했다. SNS상에서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부모님이 ‘미스터트롯’ 투표 과정에서 저지르신 귀여운 문자 실수들을 공유하는 게 하나의 재미있는 현상이 되기도 하더라. ‘세대 통합’을 어디서 느끼는지 물으시는 질문도 많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문자투표에서 아주 증거가 많이 쏟아졌다고 생각한다.

- 김호중 왕따설, 갑질 계약, 특정 출연자 편애 등 논란들이 유독 미스터트롯에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가 뭐였을까.

△ 프로그램이 그만큼 인기가 있으니 논란들이 나오는 것 같다. 제가 이전에 여러 논란이 많았던 프로그램을 맡았던 바 있기 때문에 느끼지만 그렇다. 하지만 특정 참가자 편애 논란 같은 경우는 당당히 말씀 드릴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방송 자막 단어 하나 이런 것도 신경쓰고 정리하려 노력했다.

- 임영웅과 영탁, 이찬원이 진선미로 결정됐다. 이들의 결과 예상했나.

△이찬원씨는 사실 예상 못했다. 가장 드라마틱하게 순위가 오른 지원자라 생각했다. 그가 있던 신동부에 워낙 출중한 실력자들이 많았기에 이찬원씨가 튈 것이라 미처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도 대중들이 일찍이 콕 집어 이찬원씨의 매력과 잠재성을 알아봐주고 사랑해주셨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 임영웅, 영탁, 이찬원이 진선미로 각각 사랑 받을 수 있던 매력과 비결은 뭔가.

△임영웅씨는 그냥 실력자, 끝판왕인데 그 재능을 바탕으로 노력도 엄청나게 쏟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비유를 하자면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입학했는데 엉덩이가 가장 무거워 공부를 제일 오래하기까지 하는 그런 느낌이다. 이 사람이 노래를 대하는 자세와 실력은 따라갈 수 없기에 뽑힐만 했다고 생각했다. 영탁씨는 오랜 기간 각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섭렵하면서 쌓아온 내공이 있었다. 또 그 분 특유의 리듬을 갖고 노는 재능 이런 것들과 탁 터진 목소리들이 보석과 같았다. 이찬원씨는 대중이 알아보고 발견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다. 오디션은 그 분야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 이상 지원자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포맷이다. 노래를 많이 들어보고 알아야만 준비가 가능하고 그게 다 재능의 밑천이기 때문이다. 그 밑천이 얼마나 깔려있는지가 오디션을 버틸 수 있는 힘이다. 이찬원씨는 24세로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려 다른 지원자들보다 그 분야 통달이 어려웠을텐데 어렸을 때부터 다져진 트로트에 대한 사랑으로 매니악하게 통달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각자의 매력이 다른 걸 대중이 날카롭게 보고 반응해주셨다데 감사함이 있다.

- 기억에 남았던 경연, 무대를 꼽자면.

△ 우선 ‘패밀리가 떴다’ 팀의 ‘희망가’가 정말 좋았다. 노래를 얼핏 듣기만 해도 좋은데 가사의 의미를 곱씹으며 감상하니 의미와 메시지가 와닿던 노래였다. 누군가가 저에게 그 가사에 있는 것처럼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너의 희망이 뭐냐 물으면 나는 뭐라고 대답을 할까, 덤덤한 창법과 멜로디로 시청자들에게 무심히 던지는 메시지가 오히려 감동적이었다.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데 덤덤히 던지는 그 느낌이 너무 좋더라. 임영웅씨의 마지막 무대 ‘배신자’도 좋았다. 마찬가지로 임영웅씨가 아버지에 대한 회한, 어머니가 느낄 고통, 가슴 아픔 등 폭발할 것 같은 감정을 쫙 누르고 담담히 노래를 부르는 게 마음을 울렸다.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진 것 같다. 옛날에는 내가 너무 괴로워 울고 싶어 감정을 폭발시키는 노래와 창법이 각광 받았다면, 지금은 그런 것들마저 지나가는 것이라 위로해주는 유형의 노랫말, 노래, 창법들이 더 트렌드라는 생각을 했다. 노래로 위로 받는다란 걸 느낀 무대였다.

- ‘미스터트롯’에서는 그룹전 등 그간 트로트에서 본 적 없던 다양한 파격적인 성격의 퍼포먼스들이 보여졌다. 그게 하나의 볼 거리를 제공한 것도 있다.

△쇼의 다양화는 보장돼야 한다. 근데 사실 저는 마지막 나가는 공정 작업에 많이 신경쓰는 편이지 내용을 채워주시는 건 주로 작가분들이시다. 그 안의 트레이닝 과정에 제가 관여도 안하고 접점이 없다. 다만 쇼가 올라갈 때 녹화 현장에서 공연을 보는데 저 역시 그룹전으로 미스터트롯을 보는게 쇼킹했다 그래서. 앞으로도 쇼는 계속 되고 업그레이드돼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한다. 저는 미스터트롯이 ‘쇼’란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는 다짐으로 앞으로도 그런 부분 초점을 맞춰 선보여드릴 예정이다. 다음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에선 서커스 곡예를 할지도 모른다(웃음).

- 본인이 애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 최대의 매력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치열함을 사랑한다. ‘나의 마지막까지 짜내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전쟁터같은 그림이 너무 좋다. 그 안에 담기는 희노애락은 특히 치명적이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느끼는 매력이다. 그런 희노애락이 만들어내는 모든 이야기들, 인물부터 프로그램 관련해 회자되는 모든 이야기들이 그저 재미가 있다. 사실 보면 예전부터 사람들은 구전이라 해서 말에 말을 덧붙여 다양한 이야기를 생산해왔지 않나, 그런 인간의 본성에 떡밥을 던져줄 수 있는 요소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마구 생겨난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사랑스럽다.

- 연애의 맛, 아내의 맛, 미스트롯, 미스터트롯까지 다음 도전은 무엇이 될까, 구상 중인 프로그램이 있는지.

△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일종의 게임 버라이어티를 고민 중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일반인 출연자들을 내세우는 게 아닌 새로운 셀럽을 발굴해내는 포맷을 생각 중인데 코로나19로 여러 제약에 놓여 있기에 지금으로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핵심은 대중의 궁금증을 유발할 콘텐츠를 계속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앞으로 방송이 살아남을 길이라고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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