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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두 남자가 모퉁이를 경계로 테이블을 나눠 앉았다. 그들 뒤와 옆으론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두 남자도 있다. 저들이 바투 서고 앉은 저 공간은 어느 카페처럼 보인다. 무엇을 하는지 어떤 생각인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하나는 알겠다. 그저 잠시 몸을 멈출 장소를 찾았다는 것.
굵은 선과 면, 거침없는 색, 작가 서용선(69)의 붓질임을 한눈에 알아볼 작품이다. 작가는 인체를 빌린 속 깊은 성찰을 화면에 옮겨 왔다. 역사화가 그랬고, 신화도가 그랬고, 자화상이 그랬다. 도시 속에 배회하는, 팽창하는 공간에 눌린 현대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6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51 올미아트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직관적 사유로서 선: 종이그림’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그래피티·수채. 30.4×22.8㎝. 작가 소장. 올미아트스페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