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증시는 예측불가다. 카카오페이의 운명도 예측불가인 셈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른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겠지만, 상황은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이 5만6700~23만4000원이나 된다. 시초가가 공모가(9만원)의 2배에 형성해 상한가를 기록한다면 수익률 160%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시초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친다면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5만원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 모두에게 이로운 금융이 한순간에 모두에게 손해를 끼친 금융이 될 수 있다.
투자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며 마음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페이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며 적정주가로 11만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대비 22%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반면 KTB투자증권은 향후 규제 확산 가능성을 반영해 적정 주가로 5만7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 대비 36.7%나 낮은 수준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도 국내 기관의 확약비율은 96.4%였지만, 해외 기관은 36.6%에 그치며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됐음에도 외국인들의 단타 행렬로 주가는 순식간에 21만원에서 14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많은 이들이 카카오페이의 상장 흥행을 바라는 이유는 산업 전반에 끼칠 영향력 때문이다. 그동안 하반기 대어로 기대를 모아온 크래프톤(259960)의 경우 일반청약 흥행 부진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또 한 번 대어급의 흥행 부진 기록이 나온다면 차기 IPO 기업에는 찬물이 될 수 있다. 아무리 대어라도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는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할 수 있다.
곧 겨울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가 IPO 시장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다면 겨울은 더디게 올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이 되겠다는 카카오페이의 당찬 포부가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주린이에게도 IPO시장에도 이로운 금융이 되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