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적고 힘든 일을 뭐하러 하나요"

[인력난에 신음하는 프랜차이즈]①전통적 알바 종목 편의점·외식업 인력난…MZ세대 기피 심화
소득 훨씬 많은 배달이나 경력 인정 정부·기업 인턴행
편의점 인력난으로 무인편의점 증가…연초대비 2배↑
전문가 "일자리 공급 과잉…업무환경 및 처우개선 필수"
  • 등록 2022-09-06 오전 5:00:00

    수정 2022-09-06 오전 5:00:00

[이데일리 정병묵 남궁민관 기자] 취업준비생 임영욱(27·남)씨는 작년 중순까지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 지금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배달 업무가 편의점보다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벌 수 있어서다. 임씨는 “시급 때문에 밤에 일해봤자 몸만 축나고 요새 남자들은 다 원동기 면허를 딴 뒤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비슷한 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배달업무가 편의점보다 2~3배 소득이 많고 시간 활용도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외식업 등 프랜차이즈 업종에 대한 MZ세대의 기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소위 ‘폼도 안 나고 힘든 일을 굳이 적은 돈을 받고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현장에서는 “장사를 하려 해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아우성만 높아져 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인력난은 최근 ‘일’을 바라보는 MZ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버는 배달과 같은 ‘긱 노동(Gig work·초단기 계약직 근로)’를 선호하고 있어서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서울 중구에서 편의점을 하는 이 모씨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1~2일짜리 단기 아르바이트만 선호하고 한 달 이상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채용공고를 내면 10명씩 몰렸는데 지금은 단기알바만 찾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주들은 고육지책으로 하이브리드(유인+무인) 점포로 운영하거나 아예 무인점포를 개설하기도 한다. A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1월 39개였던 무인편의점 수는 7월말 현재 2배 가까이 늘어난 76개로 집계됐다.

실제 ‘알바몬’이 올해 1~8월 집계한 아르바이트별 평균 시급을 보면 퀵서비스(2만4477원), 피팅모델(2만1275원), 보조출연·방청(1만7300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9312원)이나 커피전문점(9463원)보다 2배 이상 많다.

편의점 이마트24 매장에서 배달원이 상품을 건네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 이마트 24).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비대면 생활에 익숙해진 MZ세대들이 대면 업무가 필수인 업종의 노동도 기피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부분이 유통업인 프랜차이즈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일자리가 급증하다보니 사람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력난을 겪는 프랜차이즈 업계는 기술 의존도를 높이는게 하나의 대안”이라며 “반드시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업무환경·처우개선 등으로 유인하는 게 최선의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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