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사극까지 접수...배수지, 임슬옹, 한승연 맹활약

연기 부담 '팩션 사극' 유행도 한몫
  • 등록 2013-05-02 오전 9:03:03

    수정 2013-05-02 오전 9:36:29

MBC 월화 사극 ‘구가의 서’에 출연 중인 배수지(사진=MB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아이돌 그룹이 사극까지 접수했다. ‘국민첫사랑’ 배수지는 MBC 월화 사극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연출 신우철, 김정현)에서 시청률 견인에 한 몫 하고 있다. 배수지는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다. 2010년 걸그룹 멤버로 데뷔했지만 지금은 배우로 더 알려진 상황. 2011년 작인 드라마 ‘드림하이’로 혹독한 배우 신고식을 치른 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첫사랑’의 타이틀을 얻어냈다. 현재 동시간대 1위를 달리는 ‘구가의 서’로 사극에서까지 사랑을 받으며 배우로서 입지를 튼튼히 다지고 있다.

아이돌이 현대극뿐 아니라 사극까지 진출하며 안방극장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배수지뿐 아니다. 카라의 한승연은 장희빈을 재해석한 SBS 월화 사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극본 최정미·연출 부성철·이하 ‘장옥정’)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한승연이 극중에서 맡은 역할은 최무수리 역. 장희빈과 대척점에 있는 최숙빈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최무수리는 극중에서 비중은 적어도 장희빈(김태희 분)이 사사되기까지 극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중요한 배역이다.

2AM 임슬옹도 오는 24일 첫 방송되는 인종 독살 음모를 배경으로 한 KBS2 수목 사극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극본 최민기, 윤수정·연출 이진서,전우성·이하 ‘천명’)에서 조선 제12대 왕인 인종 역을 맡았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 영화 ‘26년’ 출연 뒤에 ‘천명’으로 첫 사극에 도전하게 됐다.

아이돌은 이제 안방극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과거에는 아이돌 이 활로 개척이나 불안한 미래에 대비해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다면 지금은 방송사나 제작사에서 아이돌 가수들을 더 필요로 한다.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K팝의 인기로 또 다시 붐이 일면서 아이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많은 작품에서 아이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도 그러한 배경에서다.

사극은 아이돌이 꺼려온 장르다. 아이돌뿐 아니라 기성 배우들도 사극을 어려워한다. 주된 이유가 사극에서 사용되는 고어, 옛말 때문이다. 사극의 대사는 현대극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그 시대의 정서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장치다. 사극의 대사는 억양이나 강약이 현대극과과 달라서 대사를 자유롭게 구사하기가 쉽지 않다. 기성 배우들도 사극 대사 때문에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아이돌이 사극에까지 등장하게 된 건 이들의 연기력 향상도 있겠지만 사극의 틀이 많이 변하게 된 배경과 관련이 깊다. 팩트와 픽션의 중간 지점인 ‘팩션사극’의 등장으로 인해서다. 팩션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정통사극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구가의 서’도 실존 인물인 이순신 장군이 등장하기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작품의 배경만 조선시대로 설정했을 뿐 내용 자체는 현대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장옥정’이나 ‘천명’도 팩션사극이다. 픽션의 비중이 큰 사극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팩션사극이 점점 더 인기를 끄는 데다 정통 사극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이돌 가수들도 연기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다”며 “요즘 아이돌은 연기력까지 겸비, 다재다능하다. 아이돌이라고 해서 역차별당한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S 수목 미니시리즈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에 출연하는 임슬옹(KBS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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