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신민아, 멜로 인듯 멜로 아닌 '경주'.."속지마세요"

  • 등록 2014-06-04 오전 10:26:37

    수정 2014-06-04 오전 10:38:46

‘경주’의 신민아와 박해일.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조합만으로 기대가되는 커플이 얼마나 될까.

많지 않을 거란 생각 속에 배우 박해일과 신민아는 반가운 조합이었다. 영화 ‘경주’로 만난 두 사람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높았다. 그래서인지 실망도 컸다.

경주 스틸컷
◇‘경주’, 이렇게 봤다

‘경주’는 7년전 경주의 한 찻집에서 우연히 춘화라는 그림을 본 최현(박해일 분)이 그 기억에 대한 강한 인상으로 또 한번의 짧은 여정을 떠난 1박2일을 따라가는 영화다. 다시 찾은 찻집에서 주인 공윤희(신민아 분)를 만난다. 우연인듯 의도한 만남이 연속적으로 전개된다.

최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경주’는 대중과 소통하기엔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청순함으로도 활력을 주는 신민아이고, 담백함으로도 오감을 만족시키는 박해일이다. 이 두 사람이 차를 마시고, 술을 마시고, 함께 걷고, 눈을 맞추고, 귀를 만지고, 하룻밤 같은 공간에 머무는데도, 별다른 화학작용이 없다. 개봉에 앞서 화제를 모았던 ‘귀 한번 만져봐도 돼요?’라는 대사는 영화 ‘봄날은 간다’의 ‘라면 먹고 갈래요?’와 전혀 다르다.

“뭔가 있었어야 했다!”는 개인의 취향 문제로 차치하더라도, ‘결국엔 없었다’는 결론으로 이르는 과정 또한 흥미롭지 못했다. 조금은 허망한 결말이 있을지언정, 2시간 30분에 이르는 러닝타임이 지루함으로 일관됐다는 인상까지 줄 필요는 없지 않을까.

경주 스틸컷
◇장르 기대감을 버려라

‘경주’는 코미디 멜로 장르로 설명되고 있다. 그 장르가 구현되는 중심소재는 ‘박해일과 신민아, 경주에서의 묘한 기류가 흐르는 1박2일’로 집약돼 있다. 우려가 앞서는 생각일 수 있지만 이런 정보에 끌려 ‘경주’를 보게 된다면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더 크다.

‘경주’는 코미디 멜로라 주장할 수 있어도 공감을 얻긴 힘들다. 일반적으로 멜로라고 하면 떠오르는 남녀의 애정기류가 드러나 있지 않다. 코미디라면 떠오르는 ‘빵빵’ 터지는 웃음도, 누가 콕 집어 ‘이 부분이야!’라고 알려주는 정확한 웃음 포인트도 없다. 관객의 상상력과 취향이 중요한, 어떠한 케미스트리도 강요하지 않는 예술 영화같은 느낌이다.

여느 영화와 비교해도 대사량이 적다. ‘마’가 뜨는 여운이 주는 강박이 상당하기 때문에 무성영화라고 볼만큼 심심하다. 어떤 작품보다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추구된 박해일과 신민아, 김태훈, 신소율 등 배우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1박2일의 설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배우들의 ‘단벌 패션’은 리얼리티를 살리는 반면 볼거리는 낮춘다.

경주 스틸컷
◇둘이 아닌 , 하나에 집중하라

멜로인 것 같지만 멜로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극중 최현과 공윤희가 공유하는 둘의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딱히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다. 때문에 이 영화를 한국판 ‘비포선라이즈’, ‘미드나잇 인 파리’ 등과 엮는 건 무리수로 보인다.

영화를 보면 최현이 가진 아픔과 현실, 공윤희가 극복한 슬픔과 여전히 남아있는 애잔함의 이유가 드러난다. 이 부분에 있어서 최현과 공윤희는 비슷한 접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궁극적인 교류가 없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섞이지 않은 탓에 남녀 사이의 케미스트리에도 기대할 부분이 적다.

‘경주’는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인생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그렇게 캐릭터에 몰입하는데 성공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최현과 공윤희의 1박2일을 해석하는 것 또한 다를 수 있다. ‘경주’가 말하려는 대단한 속내와 감동이 밀려오는 여운은 없겠지만, 최현이 왜 춘화를 다시 보고 싶어했는지, 공윤희가 궁금해했던 또 다른 그림의 의미는 무엇인지, 관객이 생각할 포인트를 제시한다는 점이 ‘경주’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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