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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는 해변을 바라보며 혼자 스윙을 하고 있었다. 30분째 스윙 중이란다. 그것도 숙소 맨 끝 외곽진 곳에 자리를 잡고 말이다.
밤 10시. 게다가 이날은 삼성 선수단이 쉬는 날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쉬는 날엔 야간훈련이 있었지만 올해부턴 달라졌다. 휴식일 전날 평소보다 더 늦게까지 훈련을 하고 그 다음 날은 완전한 휴식을 줬다.
구자욱에게 물었다. “쉬는 날인데 왜 이 시간까지 스윙을 하고 있나요.” 구자욱은 답했다. “내일부터 훈련하니까요.” 다음 날 훈련에 앞서 스스로 준비를 하고 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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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과 열정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남았다. 잘생긴 선수들은 왠지 인물값(?)을 할 것 같은 편견도 있었던 탓이었다. 구자욱도 주변의 걱정을 의식한 듯 “유혹의 손길에 넘어가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다짐도 밝힌 바 있었다.
삼성 캠프 입성 첫날 우연히 마주하게 된 구자욱은 그러한 우려(?)를 훌훌 떨쳐내기 충분했다. 성실함과 열정까지 한 번에 증명해 보인 장면. “아직 감독님께 보여 드릴 게 많다”던 그의 말을 현실로 만들려는 듯 그는 그렇게 남몰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구자욱은 그 뒤로도 한참을 스윙하지 않았을까. 삼성 숙소의 그날 밤엔 구자욱의 스윙소리만 들렸다.